짜장면 봉사 7년… 25만 그릇 7억원대 선뜻
입력 2013-11-08 18:27
중학교를 중퇴하고 중국집 배달원으로 취직한 소년은 주방과 철가방 사이를 오가며 20년 가까이 죽도록 일만 했다. 어렵게 돈을 모아 30대 중반 번듯한 중화요리점 사장이 된 뒤에도 그는 배곯던 시절을 잊지 못했다. 중국집 배달을 하면서도 짜장면 한 그릇 배불리 먹기 어렵던 시절 자신이 살아남은 건 따뜻한 손을 내민 이웃 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 그는 난생 처음 차에 음식을 싣고 동네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갔다. 짜장면 봉사의 시작이었다. 이후 그는 전국의 양로원과 아동복지시설, 종교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공짜 짜장면을 나눠주는 일을 하게 됐다.
지난 7년간 1주일에 한번씩 무료 짜장면 급식을 나간 횟수가 500번이 넘는다. 한번 나갈 때마다 나눠주는 짜장면은 최소 300∼400그릇, 많을 때는 500∼600그릇이 넘는다. 그간 나눠준 짜장면 그릇을 쌓으면 20만∼25만 그릇쯤 된다. 재료값과 기름값을 돈으로 치자면 6억∼7억원은 너끈히 넘는 규모다.
이렇게 복지시설을 돌며 수십만 그릇의 짜장면 무료급식을 제공해 온 조병국(51)씨는 8일 오후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마련한 ‘제12회 전국사회복지자원봉사대회’에서 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행사는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