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차세대 에큐 리더들 “우리는 주님 안에서 하나”
입력 2013-11-08 17:55 수정 2013-11-08 23:05
지난 7일 저녁 경남 김해 부산장신대 강의동 411호 강의실. 노르웨이 루터교단 신학생 크리스틴(27·여)씨가 질문을 했다. “에큐메니즘의 기본 개념은 우리가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인데, 하나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스위스 메노나이트교단의 신학생 요나스(25)씨가 “에큐메니컬 운동에는 교단·교파 간 화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가나 출신의 감리교 신학생 마카푸이(25·여)씨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장신대 신대원생 김남준(29)씨는 “소수자와 약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도 에큐메니컬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시간이 갈수록 토론은 뜨거워졌지만 비난이나 날선 공방은 없었다. 이 방을 포함해 모두 18개의 강의실에서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신학생과 교수 등 350여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세계에큐메니컬신학원(GETI)과 한국에큐메니컬신학원(KETI) 참가자들로 이날 부산장신대 주관으로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GETI는 WCC 본부의 차세대 에큐메니컬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이다. 세계 각 교단의 젊은 목회자와 신학생, 신학자들을 선발해 총회가 열리는 나라에서 진행한다. 올해는 55개국 191명이 참가했다. 한국 신학생 22명도 포함됐다.
KETI는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관한 한국판 GETI다. 장신대 감신대 한신대 성공회대 서울신대 백석대 등의 신학생 158명이 참가했다. GETI 참가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KETI는 지난달 29일부터 각각 정의와 평화, 일치 등 WCC의 주제와 관련한 세미나를 열고 개회예배와 마당프로그램 등 WCC 부산총회에도 참석했다.
GETI 실무 책임자인 디트리히 베르너 박사(WCC 신학교육 담당국장)는 “이번 만남을 통해 GETI와 KETI에 속한 예비 에큐메니스트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세계교회의 역동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리아정교회 소속 신학생 다니(31)씨는 “오늘 만난 한국 친구들을 포함해 대만 미국 등의 친구들과도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주소를 주고받았다”며 “인터넷으로 서로 기도제목을 나누고 다음 총회에서도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KETI 공동교장인 부산장신대 최무열 총장은 “GETI와 KETI를 통해 차세대 에큐메니컬 리더인 신학생들이 세계교회의 일치, 화해, 사회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김해=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