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독립영화제 열풍] 전병원 전북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예산 탓 지역작품 지원 못해 안타까워”
입력 2013-11-09 04:00
전병원(45·사진) 전북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반평생을 영화에 미쳐 살아왔다. 영화가 좋아서 대학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에 건너가 10년간 영화이론과 무성영화, 영화정책 등을 공부했다. 2006년 귀국한 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4년 전부터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전 위원장은 “독립영화는 창작의 자유를 담은 귀중한 예술작품들”이라며 “영화 작품의 판단 기준을 ‘관객 수’로 따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사의 지원을 받은 ‘상업영화’와 질적으로 다릅니다. 상영관을 독점하거나 스타가 나오지도 않아요.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맞지 않죠.”
그는 “투자를 받지 못한 영화들을 아예 매대(상영관)에 올려주지 않는 것은 공정경쟁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1년 창립된 전북독립영화협회는 영화제 말고도 한 해 14∼15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 위원장은 “늘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화제가 끝나면 ‘올해도 해냈구나’라는 보람이 있다”고 떠올렸다.
부인 유순희(43)씨는 전 위원장의 동반자이자 동업자이다. 시나리오 작가인 유씨는 전북독립영화협회 안의 영상사업단을 맡고 있다. 전 위원장은 “함께 하니 좋다”며 “독립영화 분야에 젊고 패기에 찬 젊은이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창의적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야 다양한 작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제 뒤에서 후원하는 일에 주력해야 하고요.”
그는 독립영화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나라에서 적극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예산이 빠듯해 영화제 기간에 영화 상영 외에는 다른 것을 하기가 버겁다는 것.
“문화단체들의 사정이 다 비슷할 거예요. 세미나나 포럼, 지역 연대 등을 펼쳐 보고 싶지만 쉽지 않아요. 진흥정책 등이 이뤄지면 더욱 많은 일들을 알차게 할 것입니다.”
또 전 위원장은 같이 전주에서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해서는 “심폐소생술이라도 하고 싶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 영화제가 지역에서 제작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로컬시네마’ 부문을 없애 너무 안타깝다”며….
전주=김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