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원장의 한방 성서보감] 소식다동(少食多動)
입력 2013-11-08 17:25 수정 2013-11-08 22:48
소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적게 먹는 소식(少食)이다. 이것은 양을 적게 먹는 것을 말한다. 밥이고 국이고 찌개고 간에 양을 적게 먹는 것이다. 적게 먹어서 탈이 생기지는 않는다. 문제는 언제나 너무 많이 먹어서 차고 남아서 병이 된다.차고 남는 건 노폐물이 쌓여 혹이 되고 암이 된다. 그래서 언제나 많이 먹는 것이 문제가 된다.
많이 먹어 남아돌아가는 것을 실증이라 한다. 실증은 나쁜 기운, 독기가 가득 찬 상태이다. 오늘날 병은 원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허증 보다는, 이렇게 독기가 쌓여 실증이 되어 생기는 병들이 너무 많다. 복팔분무의(腹八分無醫)라는 말이 있다. 배에 80%만 차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배가 빵빵하게 차면 실제로 위에서는 120% 찬 것이라 한다. 배가 약간 부족하면 실제로 위에서는 100% 가득 찬 것이라 했다. 밥을 먹고 5분만 있으면 속에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을 조금 적게 먹는 소식을 해야 실제로 위에 좋다.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되고 위에 부담이 되면 온몸에 오히려 힘이 빠지고 고통스럽게 된다. 포식, 만복감이 주는 불쾌감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둘째로는 작은 그릇에 먹어야 한다는 소식(小食)이다. 밥이든 찌개든 국이든 음식을 만들 때 아예 작은 그릇으로 만들어 먹자는 말이다. 일단 그릇이 작아야 한다. 음식을 작은 그릇으로 만들어야 적게 먹는다. 큰 그릇으로 만들어놓고 적게 먹기는 어렵다. 큰 것으로 많이 만들면 아무래도 많이 먹기 마련이다. 더 먹고 싶어도 못 먹게 아예 작은 그릇으로 만드는 것이 지혜롭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많은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땐 일단 큰 그릇으로 많이 만들어놓고 자꾸 데워먹는다. 그렇게 하면 많이 먹게 될 뿐 아니라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서 산독화현상이 일어난다. 금방 만든 싱싱한 음식을 먹지 않고 오래두고 자꾸 데워먹으면 산독화뿐아니라 짜게 되어 결국 짠음식을 많이 먹게되는 이중, 삼중의 폐해가 있다. 맛있는 음식은 대개 짜다. 소금이 많이 들어가야 간이 맞아 맛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맛있게 만들어놓고 자꾸 데우면 더욱더 나트륨 성분이 많아져 짜게 된다.
짠음식은 독인데, 혈압을 올리는 직접적인 소인인데 말이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기의 순행이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기가 가볍게 팽팽 잘 돌고, 기가 잘 돌면 혈 또한 팽팽 잘 돌게 되지만, 음식을 많이 먹으면 기가 무거워져서 잘 돌지 못할뿐아니라 혈의 순행 또한 느려지고 장애가 온다. 기는 언제나 가볍게 팽팽 잘 돌고 혈은 깨끗해야 건강한 법이다.
한의학 원전에 보면 기가 잘 돌면 아프지 않고, 기가 막히면 아프다고 되어있다. 우리 몸의 모든 통증은 사실은 기가 막혀서 오는 기막힌 병이다.
많이 먹고 크게 먹으면 건강하고 행복할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원래 장수하는 사람은 체구가 좀 작고, 약간 마른 사람인 것을 잊지 말자.소식을 해야 무병장수한다는 사실은 만국에서 공통으로 입증된 진리다.
건강하려면 적게 먹을 뿐 아니라 많이 움직여야 한다. 소식다동(少食多動)해야 건강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대부분 다식소동(多食少動)한다. 먹기는 많이 먹고 움직이기는 적게 한다. 그래서 만성소모성질환, 성인병에 자꾸 노출이 된다. 구조가 기능을 만드는 법이다. 음식물의 질도 중요하지만 양 또한 그래서 중요하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만병이 예방된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영적인 양식, 말씀을 매일 먹어야 한다.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일정량씩 먹어서 소화를 잘 시켜야 한다. 경건훈련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것으로 만드는 훈련, 실생활에서 곧바로 적용하고 활용하는 훈련, 그렇게 소식다동하는 것이 영적인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