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탄식이 변하여 찬양으로
입력 2013-11-08 17:11
시편 13편 1∼6절
이 땅이 또다시 탄식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죄로 인한 영적인 탄식과 질병 정치 사회 경제 사람관계로 인한 탄식 등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 탄식이 널려 있습니다.
시편 13편은 짧은 시입니다. 1∼2절에 탄식이 있고, 5∼6절에서는 그 탄식이 최고의 찬양으로 바뀌는 극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시편 13편 1절과 2절 안에는 “아드 아니아(어느 때까지니이까)”란 탄식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짧은 탄식 속에는 “하나님, 왜 나를 잊으셨습니까. 당신의 얼굴을 내게서 왜 숨기십니까” 하는 신학적 질문이, “하나님, 내가 어느 때까지 갈등하고 고민해야 합니까” 하는 인간학적 질문이, “하나님, 원수들이 성도들을 비웃는 꼴을 언제까지 참아야 합니까” 하는 사회학적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고, 하나님께서 나를 떠나 멀리 계시는 것 같은 경험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지금은 비록 허공을 치는 것 같고, 캄캄한 밤을 헤매는 것과 같이 하나님의 침묵이 느껴지는 그때가 바로 하나님이 우리와 가장 가까운 데 계시는 시간이며, 우리의 기도에 더욱 귀 기울이고 계시는 시간이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4절에서는 “원수와 대적들이 하나님의 자녀를 이기었다 하고 기뻐할까 두렵다”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자기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기도입니다. 오늘 한국의 기독교가 믿지 않는 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모두가 그리스도인들의 잘못 때문입니다. 그 잘못을 빌미로 하나님마저 비난을 당합니다. 따라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직장에서, 사회에서, 마을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로 인해 가려지지 않도록 경건의 삶과 영육 간의 강건을 위해 늘 기도해야 합니다.
5절과 6절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시인이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하여 기도했을 때, 깊은 탄식에 빠졌던 입에서 찬양하는 노래가 터졌습니다.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이는 주께서 내게 은덕을 베푸심이로다.”(시 13:5∼6)
우리는 지금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고난이 오래 지속되면 때로는 하나님이 버리신 것처럼, 때로는 믿음이 없는 사람처럼 마음에 근심이 가득해져 믿음을 포기하거나 기도를 중단하고 싶은 시험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시편 13편의 말씀에서 고난 중에 모든 것을 다 잃었을지라도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하심입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믿음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 그리고 그분의 능력을 의지하는 것입니다(단 3:18).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갇혔던 독일 수용소의 벽에는 손톱으로 그린 ‘다윗의 별’과 함께 이런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비록 태양 빛이 우리에게 비쳐오지 않지만 저기 태양이 있는 것을 믿노라. 비록 사랑이 지금 내게 느껴지지 않지만 저기 진실된 사랑이 있는 것을 나는 믿노라. 비록 하나님께서 침묵 가운데 계시지만 나는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믿노라.”
참된 신앙인은 극한 탄식의 상황 속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노래, 찬양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탄식이 변하여 찬양하는 사람!” 이것이 하나님의 사람,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영성입니다.
한봉철 목사 (신안 상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