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신라 왕릉급 고분 발굴

입력 2013-11-08 08:26

[쿠키 문화] 신라 왕릉이나 최고위급 인사의 무덤이 발견됐다. 봉분 주위를 따라 12지 동물 조각을 넣은 8세기 중엽 이후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고분 발견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울산-포항 복선 전철 구간에 포함된 경북 경주시 현곡면 소현리 일대를 조사한 결과 주변을 둘러가며 쌓은 석축 시설인 호석(護石) 기준으로 동-서 11m, 남-북 11.2m 규모의 원형 봉분을 갖춘 신라시대 무덤을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고분은 묘역(墓域)을 갖추었으며, 암반을 굴착해 대규모 배수로까지 완비하고 있다.

호석은 정교하게 6단 이상을 축조했으며, 그 바깥에 일정한 간격으로 지대석을 받쳤다. 지대석은 17개가 확인됐다. 12지 동물조각은 방위별로 지대석 2칸마다 1개씩 배치돼 있다.

현장을 둘러본 신라사 연구자들은 “신라시대에는 기본적으로 12지 동물조각을 왕릉 이외에 배치한 적이 없다”며 “더구나 8세기 중엽 이후는 석실(石室)이 왕릉 이외에는 축조된 사례가 없어 이 무덤은 왕릉 또는 그에 준하는 최고 권력자가 묻힌 무덤”이라고 추정했다.

남쪽에 마련한 무덤으로 통하는 길인 묘도(墓道) 입구에는 호석에 잇댄 상태로 만든 제단 흔적도 나왔다.

시신은 봉분 중앙쯤에 마련한 석실에 안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에서는 대퇴골로 추정되는 인골도 발견됐다. 도굴 때문인지 다른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중대 이후 신라 무덤으로 왕릉급 무덤이 발굴 조사되거나 이를 통해 밝혀진 곳은 1984년 민애왕릉이 마지막이다.

국민입로 쿠키뉴스 전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