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프로농구 첫 5000 어시스트… SK, 인삼공사 격파 선두 질주

입력 2013-11-07 23:01 수정 2013-11-08 01:25

프로농구 서울 SK의 ‘기록의 사나이’ 주희정(36)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프로농구 사상 최초 5000어시스트를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주희정은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4쿼터 종료 6분27초를 남기고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골밑으로 파고들다 최부경에게 노룩패스를 했다. 노마크 찬스를 맞은 최부경은 미들슛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에서 SK는 인삼공사를 64대 59로 제압하고 9승2패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지켰다.

주희정의 출전시간은 6분52초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희정은 인삼공사의 추격이 거셀 때 귀중한 1어시스트를 만들어냈다. 주희정이 세운 5000어시스트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출범한 이래 최초로 나온 기록이다. 역대 3000과 4000어시스트도 주희정 손에서 나왔다.

주희정은 4년 전 같은 장소에서 4000어시스트를 달성했다. 주희정은 “당시만 해도 5000개를 올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하지만 은퇴하기 전 이 부문에서 꼭 기록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은 했었다”고 회고했다.

주희정에 이어 이상민 삼성 코치가 3583개로 2위, 신기성 MBC해설위원이 3267개로 3위다. 현역 선수로는 김승현(삼성)이 3175개로 4위에 올라 주희정의 뒤를 따르고 있다. 주희정은 이날 경기까지 830경기에 출전해 이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주희정은 철저한 ‘연습벌레’다. 어느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평소 훈련스타일은 변함없다. 대기록을 세운 비결에 대해 주희정은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농구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땀방울을 더 많이 흘려야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며서 “트레이너 형들이 항상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얘기해줘 그렇게 했을 뿐”이라고 했다.

주희정은 통산 3점슛 공동 3위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프로 입단 초기에는 슛이 형편없어 상대 수비수가 멀리 떨어져 수비할 정도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주희정은 “한때는 콤플렉스가 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미친 듯이 연습한 결과 던지면 들어가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주희정은 “앞으로 2∼3년 더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아직 통합 우승이 삼성 시절 한 번뿐이지만 세 번 정도 하고 은퇴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힘들 때마다 힘이 되어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삼성은 오리온스를 69대 64로 물리치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부상에서 복귀한 마이클 더니건이 16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쳤고 이정석이 14점, 차재영이 13점을 거들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이 홀로 15점을 쓸어 담았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