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스타일’에 다문화 코드 담았다… 새 뉴욕시장 가족 가지각색 머리 모양
입력 2013-11-07 19:00
‘새 뉴욕시장의 진보적 정책만이 중앙무대에 선 것이 아니다. 그 가족의 머리 스타일도 보라.’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뉴욕시장 당선자 가족의 머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새 뉴욕시장에 당선된 빌 더블라지오(52)는 1989년 데이비드 딘킨스 뉴욕시장의 선거운동본부에서 일하다 시인이자 사회운동가인 부인 셜레인 매클레이를 만나 결혼했다. 흑인인 매클레이는 더블라지오보다 6세 연상이다. 이들은 아들 단테와 딸 키아라를 뒀다.
미국 정치무대에서 흑·백 커플이 드문 데다 가족 구성원들의 개성이 뚜렷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전날 당선 축하무대에 선 부인 매클레이는 여러 가닥으로 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땋은 레게머리를 하고 있었다.
아들 단테는 흑인 특유의 곱슬곱슬한 모발을 빗어 세워 둥근 모양으로 다듬은 ‘아프로 형식’의 머리스타일이었다. 뉴욕의 명문 공립고등학교인 브루클린테크 3학년인 단테의 아프로 헤어스타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선거모금 행사에서 언급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오바마는 “나도 1978년에 아프로 스타일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약간 균형이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테의 것이 내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아버지 지지를 호소하는 그의 동영상 선거광고는 인터넷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캘리포니아의 한 인문과학대학 3학년인 딸 키아라는 곱슬머리를 장미가 장식된 머리밴드로 묶었다.
WP는 이들의 삼인삼색 헤어스타일은 뉴욕 특유의 다양성과 개방성, 다문화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고 전했다.
더블라지오의 특이한 이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20대일 때 사회주의 성향의 니카라과 산디니스타들을 돕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 뉴욕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에 진학한 것도 남미 등의 국제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