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논의 광주공항 ‘미운오리’ 전락 우려

입력 2013-11-07 18:30

광주공항이 ‘미운오리새끼’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2015년 KTX 호남선 완전 개통 이후 군 공항과 함께 호남권 하늘길을 지켜온 민간공항 이전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전남도가 미온적 태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달 ‘군 공항 이전에 관한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것을 계기로 숙원사업인 군 공항과 광주공항 이전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수원·대구와 더불어 광주 제1전투비행단 소속 군 공항의 외곽이전을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돼 광주공항 문제도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전투기 이·착륙 때 굉음을 내는 군 공항은 하루 속히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접근성 확보와 관광객 편의, 원활한 국제행사 개최 등을 위해 민간공항은 당분간 광주에 뒀다가 군 공항과 함께 무안공항 등으로 기능을 합치거나 분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는 이를 위해 국토연구원과 광주발전연구원이 공동으로 ‘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남도는 2015년 KTX가 개통되면 광주공항 이용객을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에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데 요금도 비싸고 탑승대기 시간까지 더할 경우 열차운행과 별 차이가 없는 민간 항공기를 탈 이유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시는 군 공항 이전에 도움이 된다면 대승적으로 민간공항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며 여전히 느긋한 발걸음이다.

이에 비해 도는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줄 테면 빨리 광주공항 국내선을 넘겨줘야 마땅하다”며 “뒤늦게 필요 없게 될 민간공항을 받으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쾌한 반응이다.

따라서 해마다 적자폭이 늘고 있는 광주공항은 2015년 이후 먹지도 버리지도 못할 계륵(닭갈비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주공항의 적자는 2010년 16억9000만원에서 2011년 20억6000만원, 2012년 20억7400만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말로만 한 뿌리라고 외칠게 아니라 내년 6월 민선 5기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시·도 상생차원에서 민간공항 이전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