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권력장악 완전하지 못하다” 로이터 통신 분석
입력 2013-11-07 18:24
시진핑(習近平)은 중국 국가주석,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마오쩌둥(毛澤東) 이래 가장 짧은 시간에 당(黨)·정(政)·군(軍)의 모든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시 주석이 겉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중국의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7일 시 주석이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과 당 보수파의 반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안팎에서 인권침해 제도로 지목되는 노동교화제의 폐지 문제다. 시 주석은 노동교회제의 폐지를 강력히 원하고 실제 행동에 옮기려고 했지만 보수파의 반대로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 주석의 측근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시 주석은 올해 초 멍젠주 중앙정법위 서기가 노동교화제 시행 중단을 건의해 이를 승인했지만 보수파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노동교화제에 대한 반감은 시 주석의 개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버지 시중쉰은 문화혁명 기간을 포함해 16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가족과 다시 만난 시중쉰은 아들에게 “니가 진핑이냐 위안핑(동생)이냐”라고 물어 눈물바다가 됐다는 일화도 전한다.
노동교화제뿐 아니라 인사와 정책에서도 보수파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시 주석은 측근인 장여우샤 총장비부 부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두 전임 주석의 거부로 무산됐다. 또 오랜 책사인 허이팅도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쓰려고 했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보좌해 왔던 왕후닝이 맡고 있다. 정책 수립에 관여했던 한 퇴직 관리는 “두 전임 주석들은 여전히 중대 정치적·경제적 결정 과정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 주석에 대한 섣부른 과소평가는 금물이다. 시 주석은 만만치 않은 반대 속에서도 금리·환율 개혁과 함께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를 출범시켰다. 로이터는 “시 주석은 다양한 정치 스펙트럼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실용주의자이자 본색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현실주의자의 변모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