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모르 폴리카푸스 시리아정교회 주교 “중동 기독인들 내전과 박해로 큰 고통 ”
입력 2013-11-07 18:22
“시리아정교회 요한나 이브라힘 대주교가 무장 괴한에 납치됐습니다. 제 여동생은 터키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동의 크리스천들은 내전과 박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리아정교회 모르 폴리카푸스(43) 주교는 7일 WCC 총회장인 부산 벡스코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전하며 “하루속히 내전이 끝나서 화해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변화와 혼돈, 고통 속에 있다. 폴리카푸스 주교에 따르면 지난 4월 시리아정교회 이브라힘 대주교와 그리스정교회 폴 야지기 신부가 시리아 북부 알레포 인근에서 무장 괴한에 납치돼 지금까지도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납치범들은 총으로 이들을 위협해 차를 세우고 운전자를 살해한 뒤 두 사제를 납치했다.
울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는 지난달 30일 개막예배에서 최근 시리아 사태와 기독교인들의 고난을 설명하면서 시리아정교회 소속 대표단을 위로했다. 특히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는 부산과 함께 제10차 총회개최 후보지였기 때문에 시리아 대표단을 맞는 WCC의 마음은 각별하다. WCC는 산하 교회협력실천기구인 ‘액트 얼라이언스(ACT Alliance)’를 통해 시리아 본토와 인근 국가에 거주하는 700만 난민들에게 피신처와 음식을 제공했다.
폴리카푸스 주교는 “이번 총회에서 시리아를 위한 격려와 지지를 많이 받았다”며 “한국정교회에서도 시리아를 위한 후원금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초대교회 시절 안디옥교회는 예루살렘교회를 위해 후원금을 보냈는데 이제 한국교회가 시리아(안디옥) 교회를 돕고 있다”며 “서로간의 유대감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시리아와 터키 국경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폴리카푸스 주교는 어릴 적부터 핍박의 현장을 경험했다. 두 나라의 분쟁으로 자신이 살던 동네 주민들은 양쪽에서 오해를 받아 걸핏하면 쫓겨났다. 그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시리아와 터키에서 이주한 기독교인들을 섬기고 있다.
그는 이브라힘 대주교의 희생정신을 언급하면서 “대주교는 자신의 구제사역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전 현장으로 갔다”며 “나 역시 그와 같은 십자가를 지고 싶다”고 말했다.
정교회는 오리엔탈정교회와 동방정교회로 구분된다. 오리엔탈정교회는 시리아와 아르메니아, 이집트(콥트), 에리트리아 등이며 동방정교회는 그리스, 러시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이다. 그는 “정교회는 예수의 신성만 강조하는 단성론자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성육신하신 예수가 완전한 신성과 완전한 인성을 가졌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독론에 대한 오해를 설명한 것이다.
시리아에서 대학을 마친 폴리카푸스 주교는 이집트로 건너가 콥트신학교를 다녔고 영국과 미국에서도 공부했다. 미국에서는 프린스턴신학교에서 공부하며 장로교 신학도 연구했다.
부산=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