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치마에 걸려 넘어진 朴대통령 “극적 입장이네요” 순발력있게 넘겨

입력 2013-11-07 18:08 수정 2013-11-07 22:35

영국을 국빈방문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다 넘어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런던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시내 길드홀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던 중 한복 치마가 발에 걸리면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로저 기포드 런던시장이 놀라 뛰어오자 박 대통령은 “극적인 입장이네요(Dramatic Entry)”라는 영어 두 마디로 어색해진 분위기를 순발력 있게 넘겼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후 퇴장하면서는 “조용히 퇴장할게요(quiet exit)”라고 해 웃음을 줬다는 후문이다.

한편 에드워드 밀리반드 영국 노동당 당수는 지난 5일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바로 직전 영국 의회에서 박 대통령이 구사한 영어 발언을 놓고 감탄을 연발했다고 한다. 영국식 악센트와 정확한 발음에 좌파야당 당수가 “상대국을 배려하는 태도가 정말 놀랍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같은 날 저녁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 버킹엄궁 공식만찬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외국 순방은 ‘현지어 구사’와 한복 착용 등 ‘패션외교’가 공식으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국 정상들은 박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한 영국 인사는 7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정상회담에선 한국어를, 친선행사에선 현지어를 구사하는 방식은 한국의 자존심과 상대국 존중을 동시에 보여주는 훌륭한 외교패턴”이라고 평했다. 다른 기업인은 “박 대통령을 보니 이제 한국도 선진국의 여유와 ‘슬로 템포’를 구사할 줄 알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스타일을 놓고 일각에선 “너무 형식에 치우쳐 실질성과가 묻혀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정상외교에선 형식도 중요하다는 게 박 대통령 소신이다.

런던=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