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열도 분쟁시 한국이 중재역 가능”
입력 2013-11-07 18:06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국과 일본이 벌이는 영유권 다툼에서 한국이 중재역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5일(현지시간)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한 전 국무부 고위관리 등이 참석해 벌인 중·일 분쟁 가상 시나리오를 토론하는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국무장관 역을,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보좌관 역을,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백악관 비서실장 역을 맡아 중·일 군사충돌 상황을 가정해 긴급 NSC회의를 열었다.
사안의 민감성으로 주최 측은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오고갔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가상시나리오는 중국의 반일(反日) 활동가가 센카쿠 열도에 상륙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본 해양순시선과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시나리오는 중국 활동가 일부가 이미 섬에 상륙한 상황에서 일부는 조난을 당해 긴급구조 요청을 하는 데서 시작됐다. 중국과 일본 해군 함정이 센카쿠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대치상황이 조성됐다. 인민해방군 대변인이 “당장 우리 영토에서 물러가라”고 성명을 발표하며 위기상황이 고조된다. 이 상황에서 NSC가 더 이상의 확전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양국 간 긴장이 최고조에 올랐지만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메시지를 주고받을 소통 채널은 없다. 이 상황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중국은 물론 일본과 관계가 좋은 한국이 잠재적 중재역(potential broker)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가상 시나리오긴 하지만 얼마든지 현실화 가능성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 한국의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