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영어 B형 때문에… 최저학력기준 미달 학생 속출할 듯
입력 2013-11-07 17:58 수정 2013-11-07 22:45
올해 처음 시행된 수준별 수능이 7일 끝났지만 수험생들의 고민은 지금부터다. 당장 9일부터 수시 대학별 고사, 수시 2차 원서접수 등 2014학년도 대입 전형이 본격화된다. 더욱이 이번 수능은 일선 교사와 입시학원들마저 ‘깜깜이 수능’이라 부를 만큼 성적 분포 등을 예상하기가 어렵다.
수험생들 역시 전례가 없었던 만큼 지원했던 수시 1차 모집의 대학별 고사를 치를지, 수시 2차에 지원할지, 아니면 정시모집을 공략할지 섣불리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번 수능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영어 B형’ 때문에 수시 1차에 지원해놓고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평소보다 못 봤다면 수시, 잘 봤다면 정시에 ‘올인’=올 수능이 아무리 수험생 성적 수준을 예측하기 어려운 ‘깜깜이 수능’이라 해도 27일 수능 성적 발표까지 마냥 손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비슷한 점수라도 수시 2차와 정시 중 유리한 전형을 고르는 지원 전략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 있다. 정확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의 밑그림을 그려둬야 한다.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평소보다 수능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 대학의 대학별 고사 준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9일부터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숭실대 등 주요 대학에서 대학별 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므로 수시 지원 대학 중 합격 가능성이 높은 대학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6·9월 모의평가를 거치며 쉬운 ‘영어 A형’으로 전환한 수험생이 많은 만큼 ‘영어 B형’을 택한 수험생 중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떨어지는 경우가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 B형의 경우 응시생이 줄었을 뿐 아니라 상위권 학생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본래 등급보다 한 등급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시 2차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은 사전에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 성적이 평소보다 잘 나왔다면 정시모집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는 것이 좋다. 최근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모집에서 수능 우선선발을 실시하거나 수능 성적을 100%로 활용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시모집으로 지원해 놓은 대학이 정시에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 자체를 포기하는 것도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어느 한 군데 추가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에 응시할 수 없다.
◇수시 지원 횟수 남아 있다면, 학생부 성적이 수능 성적보다 좋다면…수시 2차 노려라=수시모집 지원 제한횟수 6회 중 아직 기회를 남겨둔 학생이거나 중위권 수험생일 경우 수능 이후 원서접수가 가능한 수시 2차 모집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학생부 성적은 우수하지만 이번 수능에서 등급 하락이 예상된다면 수시 2차의 학생부 전형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좋다. 7일 이후 수시 2차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은 건국대 동국대 이화여대 등 108개다. 이 대학들의 전체 모집 인원은 3만2891명에 이른다. 전형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예상 수능 등급을 고려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정시를 택한 수험생이라면 27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 합격을 위한 지원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선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유형별로 정리해보자. 반영 영역 수, 탐구영역 반영 과목 수, 전형요소 및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부여 여부, 지정과목 유무, 수능 점수 활용 방식, 내신반영 방식, 대학별고사 실시 여부 및 형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자기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들의 전형 방법을 분석하는 게 급선무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교육연구소장은 “이번 수능은 영역별 점수 등락폭과 1등급 커트라인 등 모든 추정치가 안갯속인 만큼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2∼3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희망 대학의 지난해 합격자 성적을 바탕으로 전형 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