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열린음악회’ 어느새 1000번째 만남
입력 2013-11-07 17:56
1993년 5월 9일 시작된 KBS ‘열린음악회’가 오는 10일로 1000회를 맞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1000번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만 2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간 1만6311명의 출연자가 3만5451곡을 연주했고 총 524만8800명의 관객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열린음악회’의 가장 큰 매력은 클래식과 팝, 대중가요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원로 가수와 아이돌 그룹, 세계적인 스타와 신인가수에게 ‘열린음악회’는 말 그대로 ‘열린’ 무대였다. 선후배 가수들의 색다른 듀엣무대를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또 장애를 극복한 스웨덴 가수 레나 마리아, 휴대전화 판매원 출신인 영국의 팝페라 가수 폴 포츠, 오스트리아 빈소년 합창단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세계적 스타들도 감동을 선사했다.
다양한 지역에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이들은 전국 방방곡곡으로 나섰다. 야외공연도 292회나 열었다. 또 1996년 미국과 오스트리아, 2002년 일본, 2004년 러시아는 물론이고 2005년에는 금강산 온정각 광장에서 북한 가수들과 협연하는 등 역사에 남을 만한 무대도 꾸몄다.
최근 1000회 녹화를 위해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 모인 출연 가수들은 상기된 얼굴로 소감을 밝혔다. 가수 이미자(72)는 “초창기 때부터 출연했는데 1000회에도 출연할 수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1만회까지 방송될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소녀시대 멤버 서현(22)은 “존경하는 선후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가수를 꿈꿔왔던 어린시절부터 동경해오던 무대이기 때문에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15년간 진행을 맡아 온 황수경(42) 아나운서는 “얼마 전부터 1000회 축하인사를 받으면서 기쁜 마음보다 가슴이 먹먹하다 못해 눈물이 쏟아질 만큼 감격스러웠다”며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몇 년 전 경북 청송에서 열린 야외공연 중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녹화가 4∼5시간이나 지연됐는데 낮부터 기다리시던 어르신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열린음악회’의 숨은 일등공신인 KBS 관현악단 김대우(55) 단장은 “무대에 선 모든 뮤지션과 관객을 소중한 손님으로 생각했다”며 “최선을 다해 연주할 테니 열기를 이어가 달라”고 전했다.
1000회 특집방송은 ‘천 번의 만남’이란 주제로 이미자를 비롯, 최다 출연자인 인순이, 조영남, 주현미와 함께 소녀시대, 투애니원(2NE1), 자우림, 김태우, 소냐, 알리 등이 출연한다. 또 소프라노 김영미와 바리톤 김동규, 댄서 팝핀현준 등이 무대를 빛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