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주택사업 살빼기 돌입
입력 2013-11-07 17:42 수정 2013-11-07 22:30
주택경기 장기 침체가 건설사의 체형과 체질을 바꿔놓고 있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 사업 비중을 높이거나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주택사업 비중이 매출 대비 최대 30%를 넘어섰던 대형 건설사의 상당수가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낮췄다. 현대건설이 올해 7∼8%의 주택사업 비중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의 비중도 10%대로 낮아졌다.
SK건설도 지난해 10% 밑으로 주택사업 비중을 낮춘 후 이를 유지하고 있다. 동부건설 역시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매출의 10% 내로 줄이기로 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2000가구를 넘어선 신규 분양이 올해 100가구 정도로 크게 줄었다.
상대적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던 중견사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경남기업과 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은 신규 분양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 반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63위의 중흥건설은 올해 공급 실적 상위에 올라 있다.
주택사업에 대한 향후 예측도 밝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2009년 이후 주택사업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앞으로도 수익성이 검증된 지역 이외에는 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주택사업 회복이 쉽지 않은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련 부서도 재편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2011년 현대·기아차그룹 편입 당시 조직개편에서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합쳤고, GS건설도 지난해 말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 개발사업실을 합쳐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아예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도 증가 추세다. 한라건설은 최근 사명을 한라로 변경하고 환경과 에너지, 발전, 정보통신(IT), 자원개발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동부건설도 화력발전사업에 진출해 사업 분야를 다각화한 상태다. GS건설은 주택사업에서 미진한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플랜트 건설 등 해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