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비업체 고사 논란 휩싸인 中화웨이 “한국 중소업체와 상생 노력하겠다”

입력 2013-11-07 17:41 수정 2013-11-07 22:31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한국 내 중소업체와 상생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최근 LG유플러스의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 장비공급 업체로 선정됐는데, 국내 중소 장비업체 고사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화웨이는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었다. 왕쥔 화웨이 글로벌 LTE 네트워크 사장은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중소기업과 협력 방안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감청 논란에 대해 “화웨이는 70% 이상 매출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 통신업체들이 화웨이 제품을 믿고 사용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 광대역 LTE 기지국 구축에 필요한 안테나, 분배기, 광케이블 등 모든 부자재를 국내에서 조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에서 5000억원가량의 부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화웨이는 국내 중소업체들에 공공 무선 인터페이스(CPRI) 규격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CPRI는 이통사 기지국 내의 디지털신호처리부(DU)와 소형기지국(RRH)을 연동하는 데 필요한 규격이다. 화웨이가 CPRI를 공개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화웨이 측은 CPRI를 공개하면 국내 중소 통신장비 업체들이 기지국 내 DU와 바로 연결할 수 있는 RRH와 무선(RF) 중계기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상생을 잘 해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하웨이 측은 국내 업체들이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물었지만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답했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상생을 해 왔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2007년 10월 한국법인을 세우고 국내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비난 여론이 있으니 이를 무마하기 위해 ‘상생 카드’를 들고 나온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업계에서 미국 호주 인도 등에서 보안 문제로 화웨이의 장비 사용을 거부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보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 세계 500여개 통신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화웨이가 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매출 134억9700만 달러, 점유율 16.5%로 스웨덴 에릭슨에 이어 2위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