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찾아온 “오빠！” 일본 들썩… 조용필 ‘원나잇 스페셜’ 도쿄 콘서트 성황

“오빠! 보고 싶었어!”

15년 만에 일본 무대에 다시 선 원조 K팝 스타 조용필(63)은 일본 팬들에게 ‘영원한 오빠’였다. 7일 오후 6시30분 일본 도쿄국제포럼홀에서 열린 콘서트 ‘조용필&위대한 탄생 Hello 투어 인 도쿄 원 나잇 스페셜’에서 그는 일본의 중년 여성들을 춤추게 했다.

조용필은 ‘오빠’ ‘땡큐 조용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향해 환호하는 4000여명의 팬들 앞에서 2시간 내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1998년 일본 11개 도시 투어 이후 첫 무대였다. 그는 공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앨범을 콘서트를 통해 알리고 싶다”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어서 설레고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헬로’ 음악에 맞춰 등장한 조용필은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고추잠자리’ ‘꿈’ ‘못 찾겠다 꾀꼬리’ 등 자신의 대표곡을 차례로 부르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특히 86년 일본에서 발매돼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처음 골든 디스크상을 수상했던 ‘추억의 미아’가 공연장 내에 흐르자 관객석의 환호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달 16일 현지에서 발매된 19집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Bounce)’를 일본어로 완벽하게 불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일본 팬들은 한국어 노래도 외워 부르는 열정을 보였고 마지막 곡 ‘모나리자’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들썩이며 ‘조용필’을 외쳤다.

조용필은 ‘그대여’ ‘여행을 떠나요’를 앙코르 곡으로 부르며 15년 만에 다시 선 일본 무대에서 처음처럼 자신을 기억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콘서트 내내 유창한 일본어를 선보이며 팬들과 친근하게 교감했다. 19집 ‘바운스’를 일본 팬들에게 소개할 때는 “한국에선 이 노래를 모르면 친구들의 대화에 낄 수 없다”며 농담도 던졌다.

무대에선 ‘닷 이미지(Dot Image)’라는 3D 조명 특수 장비가 사용돼 입체감 있고 화려한 무대를 장식했다. 이를 위해 청운대 교수인 김서룡 감독과 일본 공연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야마토 쓰요시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조용필은 82년 ‘미워 미워 미워’와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실린 앨범을 발매하며 일본에 첫 진출했다. 이후 ‘창 밖의 여자’ ‘서울 서울 서울’ 등 8장의 앨범을 잇달아 내놨고 84년에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CBS-SONY 골든 디스크상을 수상했다. 이후 87년 일본 NHK방송국 가요 홍백가합전에 외국인 최초로 출연했고 88년 도쿄TV 유선방송 대상을 수상하면서 명실상부한 원조 K팝 가수로 우뚝 섰다.

도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