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이영훈] 재능 기부
입력 2013-11-07 18:16
최근 ‘재능 기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재능 기부는 각자의 재능, 전문성, 지식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부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재능 기부의 내용과 대상도 다양하다. 미국변호사협회는 1993년 소속 변호사들이 연간 50시간 이상 사회공헌활동을 하도록 규정을 정함으로써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이자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알려진 LA다저스 팀의 클레이턴 커쇼(25)는 자신의 재능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아프리카 잠비아에 희망을 나누어 주는 고아원을 세웠다. 그는 지금도 이 고아원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데 특별히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경기에서 삼진을 잡을 때마다 매번 500달러(약 53만원)를 기부하고 있으며 그에게 감동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이 선한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그는 예수님의 사랑을 증거하고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마 10:8).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
우리의 재능을 통해 우리 사회를 조금씩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피터 드러커 박사는 “강점 위에 구축하라”는 명언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보다 약점들을 보완하고, 어떤 경우에는 감추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나누어 주는 삶이 몸에 밴 성숙한 사람들은 자신과 이웃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재능에 주목한다. 자신의 재능을 살리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계발시켜 주는 사람이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새 시대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재능 기부는 몇 주, 몇 달 안에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추사 김정희는 희대의 명필이 되기 위하여 그의 70 평생에 벼루 열 개를 구멍 내고 붓을 천 자루나 망가뜨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재능 기부라고 해서 꼭 비범한 것만은 아니다. 오래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 전망대에서 밑을 내려다본 적이 있다. 위에서 보면 모든 차들이 거의 크기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치 딱정벌레 같이 아주 조그마한 모습으로 다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하나님께서 보신다면 우리의 재능들도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므로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해서 지나친 우월감을 가질 것도 없고, 반대로 특별한 재주가 없다고 해서 열등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작은 것에서부터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록 우리 눈에는 보잘것없는 재능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막상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목숨을 구하는 일처럼 막중한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기를
우리는 각자 다른 재능들을 하나님께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연구하는 재능, 예술 활동의 재능, 그리고 사업하는 재능 등을 각각 잘 사용해서 우리의 이웃들과 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눅 16:10) 한 번뿐인 인생길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 발전시켜 우리 사회에서 크게 쓰임 받는 동시에 그 재능을 이웃과 우리 사회에 아낌없이 나누어 줌으로써 사회에 아름다운 영향력을 끼치는 ‘희망의 전도사’들이 다 되기를 바란다.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