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삼성물산과 민간아파트 내 국공립 어린이집 우선확보

입력 2013-11-07 15:08 수정 2013-11-07 17:23

[쿠키 사회] 앞으로 삼성물산이 짓는 래미안 아파트 내 어린이집은 서울시나 자치구가 무상으로 임대해 국·공립으로 운영하게 된다. 민간 건설사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삼성물산과 업무협약을 갖고 앞으로 시공되는 래미안 아파트 내 의무 보육시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우선 확보한다고 7일 밝혔다. 삼성물산은 향후 시공되는 래미안 아파트 단지 내에 협동조합 등 사업 시행자가 어린이집을 설치할 때 자치구에 무상임대 또는 기부채납 될 수 있도록 하고, 시는 기자재비를 지원키로 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내에 들어서는 어린이집은 민간업체에 임대돼 수익사업에 활용된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어린이집 운영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해 자신들이 짓는 시설을 지자체에 무상임대키로 결정했다. 아파트 내 국공립어린이집 신축비용은 통상 20억∼30억원 정도가 든다. 시는 이중 기자재비로 1억5000만원 정도를 보탠다.

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를 위해 영유아 보육법상의 기준보다 훨씬 더 넓은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어 보육시설 수준 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부터 2년간 국·공립 어린이집 212개를 확충한 가운데 신축이 아닌 기업, 종교단체, 학교, 개인 등 민간이 제공하는 부지, 공공·유휴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비용 절감형 서울모델’로 73%(155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당초 목표보다 32개를 늘릴 수 있었고, 총 1589억원을 들여 신축 대비 약 2500원을 절감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시는 공동주택 내에 국·공립 어린이집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입주민 정원의 일부에 대해 우선 입소하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관계부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삼성물산의 사례와 같이 보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다른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