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 亞회장 “유럽·미국교회 역할, 한국이 분담해야”… 배현주 “WCC밖 교회와 대화하고파”
입력 2013-11-07 13:21
장상 신임 WCC 아시아지역회장은 6일 오후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의 지평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와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 지에 대해 더 기도하고 고민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신임회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 마당홀에서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21세기 기독교는 20세기 기독교보다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며 “변화하는 21세기의 기독교 지형 안에서 유럽교회와 미국교회가 하던 역할이 새롭게 부상하는 지역의 교회로 분담될 것이고, 한국교회가 먼저 손꼽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성애에 대한 WCC의 입장을 묻는 한 언론사 기자의 질문에는 “WCC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매우 광범위한 반면, 동성애 부분은 지엽적인 부분이라 지금 이 자리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총회에서 총대들 사이에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WCC가 공식적으로 채택하기 전에는 정식의견이 아니다”라며 “WCC가 공식 방향으로 채택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WCC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배현주 부산장신대 교수도 소감을 밝혔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세계교회의 기대감이 상승하는 시점에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거룩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교회가 예수의 제자다운 교회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어 “WCC 밖의 교회들과도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한 대화를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초 중앙위원으로 추천됐던 청년 총대의 탈락과 관련해 한 교계 관계자는 “WCC의 청년 권고비율이 25%임에도 올해 총회 청년 대표는 13%만 당선돼 7년 전 브라질 총회보다도 후퇴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WCC의 청년과 여성 참여 비율이 전세계 교회의 지표가 되는 만큼 향후 어떻게 청년과 여성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배교수는 “늘 청년을 지원해 온 사람의 하나로써, 이번 총회가 여성대표와 청년대표 사이의 갈등구조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개인의 입장이었다면 회의장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WCC가 표방하는 것처럼 여성과 청년의 참여가 증진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투명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