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성별 논란’ 인권위 나섰다

입력 2013-11-07 02:27

여자 축구계에서 불거진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별 논란’이 인권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6일 성별 논란에 휩싸인 박은선 문제와 관련, “인권위에서 기초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 국정감사에 출석, 박은선 문제에 대한 인권위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는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의 질의에 “(사실관계를 보고) 가능한 대로 하겠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박은선은 키 1m80cm, 몸무게 74㎏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공격수다.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간담회에서 박은선에 대해 “성별을 진단해야 한다”며 “내년 정규리그 출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원내대표는 “박 선수가 올해 갑자기 나타난 신인도 아니고 2005년 데뷔 후 꾸준히 WK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라며 “(WK리그 감독들이) 조직적으로 특정 선수에 대해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며 인간적 상처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은선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월드컵 때와 올림픽 때도 성별검사 받아서 경기에 출전했는데, 그때도 어린 나이에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날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나한테 웃으면서 인사하고 걱정하던 분들이 날 죽이려고 든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시장 이전에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박은선 선수의 인권과 관련된 억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특별시체육회 관계자는 “7일 오전 서울시 상봉2동 서울시체육회에서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박은선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