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공사장서 유골 50여구 발견

입력 2013-11-06 22:39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내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유골 50여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한 달여 전부터 시작된 서울대병원 공사 현장에서 두개골과 잘게 부서진 뼛조각이 다수 발견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서울대 의대 융합의생명 교육연구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로 흙을 파내는 작업을 하던 인부가 뼛조각을 최초로 발견해 신고했다”며 “발견된 뼛조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유전자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뼛조각이 부서져 있어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대략 50여구가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뼛조각이 나올 때마다 바로 회수해 국과수로 보내 유전자 감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견 첫날 현장을 찾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전쟁 당시 사망한 군인들의 유골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국과수 등과 협력해 뼛조각의 신원과 정확한 사망 시기 등을 조사 중이다.

2008년 11월에도 일제강점기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근처인 서울 연건동 옛 한국국제협력단(KOICA) 건물 철거현장 지하에서 유골 28구가 발견됐다. 당시 국과수는 총상, 골절, 독극물에 의해 사망한 흔적이 없고 일부 유골에 톱으로 예리하게 잘린 흔적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발견된 유골이 해부용으로 사용된 시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유골이 발견된 장소도 2008년 유골이 발견된 철거 현장과 가깝다”며 “병원에서 시신을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땅에 묻은 것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tru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