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던 요리 선구자’ 찰리 트로터 돌연사

입력 2013-11-06 18:56 수정 2013-11-06 23:23


세계 최정상급 요리사 찰리 트로터(54·사진)가 돌연 사망했다.

트로터는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45분쯤 미국 시카고 링컨파크 자택에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게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범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인 확인을 위해 6일 부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토박이인 트로터는 프랑스 정통 요리를 대체할 만한 현대식 고급 미국 요리를 개발해 ‘미국 모던 요리의 선구자’로 불렸다. 요리학교를 다닌 적 없는 그는 세계 유명 요리사들을 일일이 찾아가 비법을 배웠다.

1987년 시카고에 문을 연 120석 규모의 ‘찰리 트로터스(Charlie Trotter's)’는 설립 2년 만에 미국 최고의 식당으로 인정받았다. 미식가들이 각국에서 찾아왔고 수많은 유명 요리사를 배출했다. 트로터는 세계 곳곳에서 분점 개업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는 20여년간 요리책 14권을 출간했다. 요리계 아카데미상인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를 10차례 수상했다. 미 공영방송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요리쇼를 진행했다. 1997년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요리사로 출연했다. 2005년에는 빈부에 상관없이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받도록 노력해 국제 조리사협회가 뽑은 올해의 인도주의자에 선정됐다. 다양한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하자는 로컬푸드 운동도 주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