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부산총회] 끝내… WCC 한국 중앙위원 1명만 통과
입력 2013-11-06 18:29 수정 2013-11-06 21:36
배현주(52) 부산장신대 교수가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으로 6일 선출됐다. 전날 보류됐던 교회 일치에 관한 성명서도 통과됐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이 보내온 편지도 공개됐다.
WCC 총회 대의원들은 부산 벡스코에서 특별회무를 열고 한국교회가 추천한 후보 2명 중 배 교수를 중앙위원으로 선출했다. 150명의 중앙위원 추천 업무를 맡았던 인선위원회는 한국의 요구대로 배 교수와 서호석 전 창천교회 목사를 후보로 하는 수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서구권 총대들은 “중앙위에서 청년 비율이 낮아 인선위가 처음 제출했던 것처럼 한국 대표는 여성·청년 1명으로 유지하는 게 맞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 총대들은 “한국교회가 2명의 후보를 강력 추천했지만 인선위가 여성·청년 1명만 배정한 것”이라며 “당초 요구대로 2명을 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투표를 벌인 끝에 배 교수를 중앙위원으로 선출했다. 서 목사는 과반수 표를 얻지 못했다. 한국인 중앙위원은 기존 박성원 정해선 등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다.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배 교수는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가 상승하는 이 시점에 중앙위원을 맡게 돼 거룩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한국교회의 위대한 전통을 알려 세계교회가 예수의 제자된 교회로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는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앙위원들은 차기 총회 전까지 성명서 채택, 재정 운영, 총무·국장 선출, 프로그램 진행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어진 회무에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 등 3개 성명서가 논의됐다. 일치 성명서도 함께 통과됐다.
한반도 성명 논의에 앞서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의 편지가 공개됐다. 강 위원장은 편지에서 “한반도 정세 때문에 조그련이 WCC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게 유감이다. 반북한적 조치에 대해 대항해주실 것을 부탁 한다”며 “WCC 총회와 참가자들이 분단의 비극을 끝내는 데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기도회는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수요예배’로 열렸다. 올해 103세의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와 제니퍼 리드 미국 아프리카감리교회 목사가 각각 ‘성령의 지배하에’ ‘정의를 위해 일어서자’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예배 인도자 없이 찬양을 이어갔다. 대륙별 기도문을 낭독하며 가난과 질병, 전쟁과 폭력으로 신음하는 주민들을 위해 간구했다. 특히 한국교회 전통의 기도방식인 통성기도를 하며 큰 소리로 정의와 평화를 간구했다.
이날 오전에는 ‘정의’ 주제회의가 열렸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서면 축사를 보냈다. 반 총장은 “종교 지도자들은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들의 생각을 바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WCC 회원들은 편견과 증오와 싸울 수도 있고, 관대함과 신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신상목 백상현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