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현지 판매점 가보니… 현대·기아차 우수 신모델 유럽서 ‘쌩쌩’

입력 2013-11-06 18:18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뤼셀스하임시(市)의 현대자동차 판매점. 현대차의 장점을 묻자 판매원 다비드 괴레스(31)는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을 가장 먼저 말했다. 저렴한 가격이 최고 장점으로 꼽혔던 수년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우리 판매점은 2002년부터 현대차를 팔기 시작했다. 첫 해 목표했던 120대보다 많은 200대를 판매했고, 최근에는 연간 700대 이상을 팔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은 전 세계 자동차 업체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현대·기아차의 생존전략도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 낮은 가격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높아진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기아차 유럽판매법인에서 만난 마이클 콜 현지인 최고책임자(COO)는 잇단 신차 모델 투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일등공신으로 꼽은 차는 준중형인 씨드(Cee’d)다. 2007년 유럽 전략 차종으로 개발된 씨드는 이듬해 유럽에서 10만대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아차는 이에 힘을 얻어 지난해 하반기 씨드 스포티 왜건, 올 상반기 3도어 모델인 프로씨드, 올 하반기 고성능 모델인 씨드GT 등을 연이어 시장에 내놨다. 그 결과 기아차는 유럽 시장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계속해 지난해 판매가 2008년보다 41.4%나 늘었다. 콜 COO는 “씨드는 앞으로도 키 플레이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뉴 쏘울’을 유럽에 출시해 차종을 더 다양화한다.

현대차 유럽판매법인은 “지난 9월 출시한 경차 i10의 판매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2008년 처음 출시된 i10은 현대차의 이른바 i시리즈가 유럽에서 자리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신형 i10은 지금까지 인도 공장에서 생산됐지만 최근 생산 규모가 늘어난 터키 공장으로 라인을 옮겼다. 괴레스를 비롯한 유럽의 현대차 딜러들은 “유럽에서 생산돼 고객에게 친밀한 느낌을 줄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뤼셀스하임(독일)=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