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스코 ‘한국식품전’ 가보니 “원더풀 K푸드”… 150여종 英 사로잡아

입력 2013-11-06 18:18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호거리 한식당을 찾은 나테샤 알리(28)씨는 갈비찜과 파전을 자연스럽게 주문했다. 그녀는 “가수 싸이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영화 속 한국음식을 먹어보려고 식당을 찾았다가 그 맛에 반했다”고 설명했다.

알리씨의 남자친구 알렉산드르 보느포이(31)씨는 한국음식을 ‘단순하다(Simple)’는 말로 표현했다. 나오면 바로 먹을 수 있어 복잡한 절차가 필요 없다는 의미였다. 알리씨는 집에서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먹는다고도 했다. 그녀는 “대형마트에서 한국산 불고기 양념을 판다”며 “양념과 고기, 약간의 야채만 넣었더니 바로 요리가 됐다”고 말했다.

알리씨가 언급한 대형마트는 영국 최대 대형 유통사인 테스코였다. 5일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테스코의 런던 소재 대형마트 뉴몰든점 1층에서 진행한 ‘대·중·소 동반 성장을 위한 한국식품전’ 행사는 K푸드(한국식품)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로 3회째인 이 행사는 홈플러스가 테스코,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KOTRA)와 함께 마련했다.

행사장은 소비자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1층 입구에 마련됐다. KOTRA 런던무역관 장명철 과장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진열해야 할 중요한 곳을 2주간 한국식품에 양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장은 현지인들과 교포들로 북적였다. 김과 라면, 고추장, 간장, 쌀, 막걸리, 홍초, 호박죽, 다시다 등 150여종의 식품들은 현지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제식품, 한일식품, 서울장수 등 중소업체와 대기업인 대상, 농심 등 18개 기업 및 기관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한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규모가 커졌다. 2011년 첫 행사 때는 1곳에서만 열렸지만 올해는 런던 전역 49개 테스코 매장에서 동시에 열렸다. 품목 수도 70여개에서 150여개로 확대됐다.

테스코 측은 “한인사회 위주로 유통되던 한국식품이 영국 주류 사회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한국식품과 현지 한국식당 매출 신장률은 각각 전년 대비 140%와 150%에 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영국에 수입된 한국식품 물량도 직전 해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테스코 매장 내 한국식품 상설판매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김(고려수산) 현미녹차(국제식품) 이천쌀(미광) 등 49개 식품을 파는 판매점은 지난해 10월 12개였던 것이 올 상반기 26개로 늘었고 올 연말까지 125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식품몰인 ‘테스코닷컴’에서도 한국식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은 “현재 테스코가 12개국에서 영업 중이라 국내 협력사들이 영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판로를 개척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영국 헝가리 터키 체코 폴란드 등 12개국에 6500여개 매장을 두고 있다.

런던=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