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패턴 급변… “S·E·N·S·E 있어야 팔린다”

입력 2013-11-06 18:13


어려워도 아이에게는 지갑을 열고, 제품을 살 때는 여성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는 새로운 소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일명 ‘센스(S·E·N·S·E)’가 그것이다. 센스는 지출 통제(Save & control), 여성의 감성소비(Emotional female power), 치유(Need to heal), 자녀에게 아낌없는 소비(Spare no money on kids), 체험(Enjoy experie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최근 소비패턴 변화와 기업의 대응연구’ 보고서를 내고 장기불황, 인구구조 변화, 사회·문화 변동으로 소비지형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불안한 노후·고용으로 소비자들이 충동구매나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이후 다른 소비자의 평판을 중시하고, 유행이나 스타일은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며, 가족중심 소비를 늘린 게 대표적인 예다.

제품을 살 때 여성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가구류의 94%, 여행상품의 92%, 자동차의 80%, 주택의 91%가 여성에 의해 구매가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최근에는 테크파탈(Tech Fatale, Technology Femme Fatale의 준말)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테크파탈은 1980년 이후 태어난 여성으로 첨단제품을 적극적으로 사고 구매 후기를 남겨 제품 평판까지 좌우하는 소비자를 지칭한다.

핵가족화, 경쟁 심화 등으로 고독감·스트레스가 급증하면서 ‘위로형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힐링 관련 상표출원은 2008년 26건에서 2011년 72건, 지난해 1∼7월 86건으로 증가세다. 국내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9000억원에 이른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500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자녀에게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도 최근 소비 트렌드의 하나다. 여기에다 여가 관련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색다른 체험활동을 통해 자기계발을 추구하는 교육관광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