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또 폭발사고… ‘압력솥 폭탄’ 가능성

입력 2013-11-06 18:08 수정 2013-11-06 22:55

‘천안문(天安門) 차량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열흘 만인 6일 아침 산시(山西)성 성도 타이위안(太原)시에 있는 성위원회(도청에 해당) 건물 입구에서 연쇄 폭발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당국은 이에 따라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유사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 치안 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다.

산시성 공안청은 사건 발생 후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사건의 원인을 조사 중”이라면서 현장에서 쇠구슬, 전기회로판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생활용품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압력솥 폭탄’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에서도 사용됐던 압력솥 폭탄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안에 못과 작은 금속물을 넣어 살상력이 높은 폭발물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교도통신은 이번 사건 초기 당국이 “소형 폭발물에 의한 폭발”이라고 밝혔음에도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컸던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는 현재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의 소행인지, 테러 행위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신화망(新華網)은 이 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인 텅쉰(騰訊) 뉴스는 “차량 두 대가 파손되고 사건 현장 100m 부근에 피해 차량 20여대가 방치돼 있다”면서 “사제 폭탄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영 CCTV는 폭발 장치가 도로변 화단에 숨겨져 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 1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는 설도 있다.

당국은 출근시간인 오전 7시40분쯤 사건이 발생한 뒤 3시간 동안 주변 도로를 완전히 봉쇄, 엄청난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사건 현장인 잉쩌다제(迎澤大街) 부근의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지자 수많은 시민들은 걸어서 출근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폭발은 모두 7차례 발생했고 그 가운데 소형 빵차에서도 폭발이 있었다. 한 목격자는 “차를 몰고 사건 현장 인근 다리인 잉쩌차오를 건너고 있는데 첫 폭발음이 들렸고 20초쯤 지나자 시꺼먼 연기와 불길이 치솟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차를 다시 운전해 성위원회 입구에 도착해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소형 빵차에서 다시 폭발이 일어나 연기가 치솟고 수많은 파편이 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장관)은 지난 4일 밤 수도 치안을 점검하기 위해 평상복 차림으로 야간 암행감찰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천안문 부근 지하철도 직접 타보고 부근 파출소 근무 상황도 파악했다. 그는 특히 “테러의 엄중성을 깨닫고 모든 테러 행위는 음모 단계에서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인터넷 사이트인 중화망(中華網)은 ‘천안문 사건’이 테러가 아닐 수 있다는 보도를 한 미국 뉴스전문 채널 CNN을 규탄하는 서명 캠페인을 벌여 서명자가 잇따르고 있다. 이 캠페인은 중국 선전 당국이 주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