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찜찜한 승리’…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2.4%P 차이로 신승

입력 2013-11-06 18:08 수정 2013-11-07 01:58

미국 민주당의 테리 매컬리프(56) 후보가 5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신임 주지사에 당선됐다.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51) 현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했고, 뉴욕시장 선거에선 민주당의 빌 드 블라지오(52) 후보가 낙승, 23년 만에 민주당 출신 뉴욕시장 시대를 열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컬리프 신임 주지사는 공화당의 켄 쿠치넬리 후보를 2.4% 포인트 차로 따돌려 ‘신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일으킨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인 ‘티파티’ 세력을 견제하는 기회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과 핵심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제도)’를 심판하는 계기로 삼았다. 누가 승리를 거머쥐느냐에 따라 상대 진영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아 티파티에 대한 견제보다는 오바마케어 등록차질로 인한 불만이 표심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재선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연임에 성공, 초당적 인기를 입증하며 당내 다른 ‘잠룡들’보다 우위에 섰다. 대권 행보가 본격화될 거란 전망이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실용 보수주의자인 크리스티 주지사는 승리했고, 강경 보수주의자를 자임한 쿠치넬리 후보는 패배했다”면서 “공화당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자명해졌다”고 논평했다.

두 달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블라지오 전 뉴욕시 국익옹호관은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를 이끌 새 수장으로 당선되며 단숨에 ‘스타’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더욱이 1989년 이후 23년 동안 공화당 소속의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에게 빼앗겼던 뉴욕시장 자리를 민주당이 되찾은 셈이어서 역사적인 의미도 더해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