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英방문 사흘째… 캐머런 “대통령 영어 연설에 모든 의원 감동”

입력 2013-11-07 01:45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사흘째인 6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금융과 원전·에너지 기술 인프라 등 분야에서 모두 18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교역(112억6000만 달러), 투자(228억1000만 달러) 규모를 2020년까지 2배로 확대하기로 하고 정부 간 ‘경제통상공동위원회’ 및 민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포럼을 신설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은 다양한 MOU를 통해 총 30억 달러 규모의 상호 간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캐머런 총리는 회담에서 전날 박 대통령이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진행된 영국 상·하원 의원들과의 대화에서 영어로 행한 모두발언을 화제 삼아 양국 간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캐머런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모든 상·하원 의원들이 대통령의 영어 연설에 감동했다”면서 “풍부한 어휘와 진지한 태도, 정확하고 유창한 말솜씨에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총리와 오찬 뒤 임피리얼 대학에서 가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과 영국이 창조경제 구현을 앞당기고 세계적인 ‘창조경제 시대’의 문을 함께 열어가자”고 밝혔다. 또 “근대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국부 증대의 원천은 생산성 제고라고 밝혔다”며 “창조성이 국부의 원천이 되는 21세기 신(新)국부론을 양국 국민이 함께 써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으로 버킹엄궁 내 벨지언 스위트(Belgian Suite)에서 밤을 보냈다. 여왕은 박 대통령을 직접 안내하면서 “차남과 삼남인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와 에드워드 왕자(웨섹스 백작)가 태어난 방이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빅토리아 여왕 시절 여왕의 삼촌이 가장 좋아했던 방”이라고 소개했다. 벨지언 스위트는 여왕 숙소가 자리한 건물에 있으며, 각별한 손님이 왔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직접 안내하는 방이라고 한다.

한편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 내 픽처갤러리에서 여왕 내외와 선물을 교환했다. 여왕은 박 대통령이 ‘롤모델’로 언급해온 엘리자베스 1세의 대형 초상화, 은쟁반, 여왕 내외 사진이 든 은제 사진틀 2개, 바스 대십자 훈장(Grand Cross of the Order of the Bath) 등을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궁중음식을 담는 구절함과 최고급 홍삼인 천삼(天蔘)을 전달했다. 여왕의 부군 필립공에게는 수국 문양이 새겨진 옻칠함을 선물했다.

런던=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