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일본 원전배상 소송단에 참여하세요”

입력 2013-11-06 17:43 수정 2013-11-06 21:20


재일교포 2세 최승구(68) 아시아비핵화행동 일본지부(NNAA-J) 사무국장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제너럴일렉트릭 등 제조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준비 중이다. 6일 WCC 부산총회가 열리는 벡스코의 ‘마당’에서 만난 그는 참가자들에게 소송인단 참여를 독려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일본 가와사키시 쇼우타이교회 교인인 최 사무국장은 “일본의 원전 배상 관련법에 메이커(제조사)에 대한 면책 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소송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조사가 폭발 등 원전 사고의 책임을 지게 만든다면 사고 가능성을 더욱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현재 일본인 300여명과 대만인 2000여명이 소송인단에 참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핵그련(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을 중심으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목표는 1만명이며 요구하는 배상액은 1인당 100엔(약 1000원)이다. 금전적 배상을 위한 소송이 아니라 제조사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상징적 의미의 소송이다. 최 사무국장은 “우리 운동의 궁극적 목표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원래 모습대로 보존하고 후대에 전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피폭자를 돕기위해 센다이 지역 목회자들이 결성한 토호쿠(東北)헬프도 마당에서 자신들을 알리고 있었다. 토호쿠헬프는 이번 총회에서 남태평양 지역 피폭자들과 만났다. 사무국장 가와카미 나오야(40)목사는 “마당에서 전시를 준비하면서 뉴질랜드 교회와 만났는데, 남태평양에서 자행된 원폭 실험의 피폭자 수가 엄청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후쿠시마와 같은 상황이 40년 전부터 일어났던 것”이라고 전했다.

가와카미 목사는 “역설적이지만 지금까지 일본 사회에서 영향력이 적었던 일본교회는 2011년 지진을 계기로 점차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됐다”며 “세계교회가 일본교회를 도와줬듯이 우리도 남태평양 등 핵실험 지역의 피폭자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도”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기도를 간구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