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롤라 이탈리아 볼로냐 시장 "사회적경제는 시민과 지역공동체 중심이 돼야"
입력 2013-11-06 16:47
[쿠키 사회] “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적경제가 경제위기를 견디는 힘이 됐습니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민과 공동체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비르지니오 메롤라 볼로냐 시장(57·사진)은 이탈리아에서 ‘시민경제’로 불리는 사회적경제의 발전 조건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2011년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메롤라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6일 개막된 ‘2013 국제 사회적경제 포럼’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기조강연과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경제를 통한 볼로냐시의 혁신 및 발전모델을 설명했다.
메롤라 시장은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12% 정도지만 볼로냐는 4%대”라며 “협동조합 등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가 일자리창출 등을 통해 경제위기 상황을 견디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협동조합들이 수익을 다시 내부로 재투자해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있고 제조업, 건설, 교육, 복지 등 분야에서 실업률을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실제 인구 약 40만명의 볼로냐가 주도인 에밀리아 로마냐 주(州)의 인구는 약 400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1인당 소득은 약 4만 유로다. 경제적으로 유럽에서 10위 안에 드는 주다. 특히 경제활동의 약 40%를 차지하는 협동조합은 그 수만 8000여개에 달한다. 경제활동을 하는 시민 2명 중 1명이 조합원이다.
메롤라 시장은 “지역에 뿌리를 둔 독립적 협동조합이 뭉쳐 거대한 협동조합을 형성한 뒤 수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며 “세라믹, 바이오, 의료기기 등 분야에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고품질 제품을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 저가상품과의 경쟁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동조합·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회사들의 세계시장 개척을 돕고, 청년 취업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지원책도 마련돼 있다.
메롤라 시장은 특히 서울시가 볼로냐의 사회적경제 경험을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으로부터’ 시작하는 노력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업·취미·지역별 등 다양한 연합체를 이룬 시민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경제활동 등을 돕는 것이 시의 역할”이라며 “중앙정부나 시정부 등 위로부터 결정되는 정책은 틀림없이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