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셔마허의 ‘2014년 한국총회 발언’ 진실은?

입력 2013-11-05 18:28 수정 2013-11-05 15:14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WCC반대집회 참여가 확인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토마스 셔마허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신학위원장이 발언했다는 본보 보도를 둘러싸고 파문이 커지고 있다.

WEA는 반대집회의 배후가 아직은 불투명하다면서도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WEA의 티모시 크리스티안 고로페브세크 커뮤니케이션국장은 5일 “아직 반대집회 배후에 누가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반대집회를 원하지 않는다”고 본보에 말했다. 고로페브세크 국장은 “셔마허 위원장은 WEA의 공식 입장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기총도 “셔마허 위원장은 그와 같은 발언을 기자회견장에서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 이런 내용을 녹음까지 했다”며 본보에 녹취록을 보내고 기사 수정을 요구했다. 녹취록에서 셔마허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한기총에 대해 가타부타 얘기하지 않았다”며 “기사에 인용된 내용을 절대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WEA총회도 내년 10월에 예정대로 (한국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셔마허 위원장은 4일 오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WCC 전체회의에서 예정된 원고보다 훨씬 더 길게 10분간 인사말을 하면서 “WEA의 제프 투니클리프 사무총장을 대신해 인사말을 전한다”고 했고 “WEA와 WCC는 서로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과는 별도로 본보 기자와 2번 만나 “한기총이 WCC 반대집회에 관련 있다면 심각한 결과(serious result)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본보 기자가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슈마허 위원장을 다시 만나 전날 ‘심각한 결과’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심각하게 ‘조사’하고 있다(research seriously)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조사 내용에 따라 좋거나 나쁜 결과(consequences)가 있을 것인데 이는 투니클리프 사무총장에게 달렸다”고 설명했다. WEA는 반대집회 현장에서 배포된 전단지를 수집하는 등 정보를 취합하고 있으나 여러 차례 열렸던 반대집회의 주최측이 명확하지 않아 한기총이 관련됐는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WEA 존 랭글로이스 국제위원장은 “127개 회원국 단체마다 내부 사정이 있으며 우리는 한국의 내부 문제는 한국인에게 맡길 것”이라며 “내가 살고 있는 영국에서는 이런 반대집회가 없고, WEA는 지난 166년 역사에 이런 집회를 허용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