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찬송가 국악기로 연주하자 외국인들 콧노래로 불러
입력 2013-11-05 18:23
여기는 부산
WCC 총회장인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5일 오전 열린 ‘일치’ 주제회의는 발표자들의 강연과 함께 청중들도 참여하는 기도와 묵상 시간으로 진행됐다. 발표자들이 바뀔 때마다 대금과 해금 등 국악기로 연주하는 한국 찬송가가 흘러나왔고 참석자들은 콧노래로 따라불렀다.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청중들이 직접 종이에 써서 제출한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 제목을 10개의 광주리에 모은 것이었다. 광주리를 강단에 올려놓고 기도회를 가졌는데, 프랑스 떼제 공동체의 리처드 수사와 신한열 수사가 떼제 찬양인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나님께서 계시도다’를 반복해 인도했다. 이어 대륙별 대표 기도자 6명이 돌아가며 자신들의 언어로 기도했다.
점심시간에는 벡스코 ‘마당홀’ 중앙 무대에서 열린 공연 프로그램이 외국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참가자 100여명은 중앙 무대를 둘러싸고 전통무용과 음악회 등을 감상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랄라 라센드라하시나(50)씨는 폴리네시아의 전통춤 공연을 보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그는 “정말 흥겹다. 여러 민족의 전통문화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바쁜 일정 때문에 대부분 벡스코 지하1층 식당가를 찾았다.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외국계 유명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였다. 점심때는 가게 밖까지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에큐메니컬 좌담은 이날 오후 모두 종료됐다. 수백 명의 전문가와 신학자들이 21개 주제별 좌담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와 지난 총회 이후의 시대적·선교적 환경변화에 따른 현상 분석, 향후 기독교 공동체의 사회 내 사역의 방향 등에 대한 관심이 특히 더 높았다.
에큐메니컬 좌담에서 도출된 결론은 이번 총회 프로그램위원회의 공식 보고서에 별첨 형태로 기록된다. 좌담의 결론을 담은 보고서는 8일 총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WCC 총회를 반대하는 1인 시위도 벡스코 주변 곳곳에서 계속 이어졌다. 시위자들은 ‘그리스도는 오직 예수뿐’이라는 피켓을 들거나 “예수 외의 그리스도는 모두 적그리스도(anti-Christ)”라고 외치며 유인물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만난 한 외국인 참가자는 “한국교회를 소개한 국민일보 영문판 신문을 자세히 읽어봤다”며 “총회가 끝나기 전 영문판 신문이 또 나오느냐”면서 관심을 보였다.
부산=최승욱 신상목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