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은 국제사회 왕따
입력 2013-11-05 18:22 수정 2013-11-05 22:26
안 만나는 걸까, 못 만나는 걸까. 전직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두 번이나 만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작 외국 정상과는 공식 회담을 한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4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집권한 지 2년이 되도록 전 세계에서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유일한 현직 정상으로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 김정일 사망 후 최고 권력자 자리를 넘겨받았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 정상’ 신세를 면치 못하는 건 일단 그를 만나려는 정상이 별로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습으로 정권을 물려받은 데다 나이가 많아야 32세로 국가 지도자치곤 너무 젊어 당장 만나야 할 외국 정상으로 꼽히기 어렵다.
김정은이 사람을 가리는 탓도 있다.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직접 평양을 방문했다. 김정은 집권 이래 북한을 찾은 첫 외국 정상이었지만 방북 일정 4일간 김정은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 김정은이 만남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FP는 김정은이 더 힘 있는 인물과의 첫 회담을 위해 기회를 아끼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 인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거론된다.
문제는 이들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데 있다. 김정은은 지난 5월 베이징에 특사를 보내 9월 전 중국 방문을 희망한다는 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지만 확답을 받지 못했다. 거절당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선 전화만 받아도 역사적 사건이 되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FP는 “집권 중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정상은 1996∼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한 뮬라 오마르 전 탈레반 최고지도자 이후 김정은이 처음”이라며 “20세기 지도자 중 이런 사람이 있으리라곤 생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