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파는 車 유럽서 개발한다… 현대·기아차 철저한 현지화 전략 성과

입력 2013-11-05 18:19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유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 9월까지 58만여대를 판매해 점유율 7위(6.3%)를 기록 중이다. 점유율 10위인 일본 도요타보다 순위가 높다.

유럽 시장에서 잘나가는 이유는 현지 맞춤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10년 전인 200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뤼셀스하임시(市)에 유럽기술연구소를 차렸다. 디자인센터를 포함해 현재 259명이 근무 중인데 90% 이상이 현지 인력이다. 4일(현지시간) 이곳에서 만난 양승욱 유럽기술연구소장은 “일본 업체는 유럽 고객에게 맞추지 않고 미국에서 팔던 차를 그대로 갖다 팔아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했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인이 작은 차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해 i10, i20, i30, 씨드 등을 개발해 공급했다. i10, i20, 씨드는 한국에 없는 모델이다. 감성을 중시하는 유럽인에게 맞춰 차량 내부 인테리어와 로고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처음에는 외면했던 유럽 고객들이 서서히 현대·기아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유럽기술연구소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경향을 세 가지로 보고 있다. 콤팩트 SUV 출시가 늘고 있고,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솔린 엔진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연구에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고, 이곳에서 새롭게 습득한 기술은 한국의 연구소에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뤼셀스하임(독일)=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