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한교봉 김종생 목사·영남신학대 박성원 교수가 둘러본 ‘마당’
입력 2013-11-05 18:23 수정 2013-11-05 21:15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한데 어우러진 곳이 마당 소통·일치의 희망을 보았다”
WCC총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 들어서면 ‘MADANG(마당)’이라고 적힌 큰 조형물에 한눈에 들어온다. 마당은 부산총회 기간 열리는 기독교 단체와 교회의 박람회장이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와 영남신학대 박성원 교수가 함께 5일 마당을 찾았다. NGO의 살림을 꾸리는 김 목사는 전 세계 기독NGO들의 활동상에 관심을 보였고, 마당의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박 교수는 신학적 의미를 설명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창조 세계가 마당이죠.”
박 교수는 이런 형태의 전시회가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린 8차 총회 때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저자거리라는 뜻의 ‘파다레’라는 이름이었고, 브라질의 포르토 알레그레 총회때에도 같은 개념인 ‘무치라오’라고 불렀는데, 한국의 마당은 삶의 전체가 어우러지는 장소라는 더 큰 개념입니다.”
마당에는 92개의 부스가 설치돼 기독NGO와 교회, 선교단체와 학교들이 자신들의 활동상을 알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과 원주민 사이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에큐메니컬 동반자 프로그램(EAPPI)’처럼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는 곳도 있다. 김 목사는 “마당에서는 전 세계 기독교인이 활동하는 구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기독교 단체들도 참여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 안내 부스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한국의 전통 다례를 체험할 수 있다. 위안부 문제 대책위원회, 여신학자협의회, 유엔난민기구 같은 시민단체와 국제기구도 마당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타종교와 함께하는 종교인평화회의 부스와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단체의 전시장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한국의 마당은 안채와 사랑채, 외양간과 우물가가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라며 “안주인과 손님, 가축과 일꾼들이 서로 구분돼 있으면서도 어우러지는 개념을 마당을 통해 세계인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당에서는 전시회 외에도 27개의 공연과 88개의 워크숍이 열린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일하는 예수회(옛 민중교회 연합)’가 4일 개최한 기념예배에는 50여명이 부스를 가득 채웠다. ‘일하는 예수회’ 관계자는 “우리끼리 조촐하게 예배를 드리려고 했는데 마당을 둘러보던 다른 교단 사람들도 찾아와 자리가 모자랐다”고 말했다.
마당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공연장에는 파푸아 크리스천들의 전통음악 찬양 등 공연과 예배가 하루 종일 이어진다. 김 목사는 “반대 집회 때문에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등록한 사람만 들어오게 제한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아쉽다”며 “현장에서도 바로 등록할 수 있으니 총회가 마치는 날까지 많은 사람들이 마당을 찾아와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