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님, 당황하셨어요?”… 시진핑 소수민족 민생탐방 자신 못알아보자 잠시 머쓱
입력 2013-11-05 18:13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민생탐방 길에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오지마을 노파를 만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신경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3일 후난성 샹시투자족먀오족자치주 방문길에 화위안현 십팔둥 마을의 한 먀오족 극빈층 가정을 방문했다. 전기를 쓰는 물건이라곤 희미한 등 하나밖에 없는 집에서 사는 주인 할머니가 시 주석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 할머니는 높은 사람인 듯한 ‘손님’에게 “뭐라 불러야 할지?”라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수행하던 촌장은 “이분은 공산당 총서기십니다”라며 끼어들었다. 시 주석은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할머니의 손을 꼭 잡은 뒤 나이를 물었고, 64세라는 얘기에 “제 누나네요”라고 말해 어색한 분위기를 돌렸다.
시 주석은 이어 ‘배는 부르게 먹고 사는지’ ‘과일 나무는 있는지’ ‘돼지는 키우는지’ 등 생활형편을 꼼꼼하게 물었다. 돼지 두 마리를 키운다는 말에 돼지우리를 둘러본 뒤 침실을 살펴보고 쌀독을 직접 열어 보기도 했다.
이어 열린 마을 대표들과의 좌담회에서 시 주석은 “오늘 내가 온 목적은 분명하다”며 “후난성의 소수민족 주민의 모습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기 전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마을 대표들은 주거환경 개선과 관광개발 등 다양한 건의를 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면적 소강사회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빈곤지역이 좋아져야 하고 대변혁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9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오지마을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