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기관 ‘팔자’에 2010선까지 추락

입력 2013-11-05 18:00


전날에 이어 외국인 투자자가 ‘팔자’세를 이어가며 코스피지수가 2010선으로 내려앉았다. 차익실현에 몰두한 기관 투자자도 외국인과 함께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그간 순매수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변심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개를 든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4포인트(0.56%) 내린 2013.9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간밤 경제지표 호조와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완화 등으로 오른 미국 증시 덕에 개장 직후에는 상승세였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낮으므로 양적완화 축소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완화시켰었다.

하지만 장중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고, 기관마저 주식을 내던지자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500억원, 1400억원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미리 컴퓨터에 입력한 주문대로 이뤄지는 자동 거래)에서도 2600억원을 넘는 매도 물량이 나왔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약세였다. 대장주 삼성전자(-0.93%), SK하이닉스(-1.51%) 등 IT주가 부진했다. 현대차(-1.41%), 기아차(-0.33%), 삼성생명(-0.97%), LG화학(-1.90%), LG전자(-0.29%) 등도 하락했다.

나일론을 잇는 신소재 ‘폴리케톤’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효성ITX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국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의 상장 소식에 네이버도 덩달아 1.88% 상승했다.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완연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간의 매수 규모에 비하면 아직 본격적인 매도 국면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추세가 계속되면 증시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실적 장세가 본격화되지 않아 국내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매 추세를 예단하기 어려워 당분간 관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이런 생각 때문인지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3조원대에 그치는 모습이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상당히 진행된 만큼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IBK투자증권 이혁재 연구원은 “우려할 만한 신호들이 쌓이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