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달팽이’가 울리는 감동의 하모니

입력 2013-11-05 18:31


깊어가는 가을, 장애를 가진 이들이 연주, 연기, 노래로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클라리넷 앙상블 ‘사랑의 달팽이’가 7일 오후 8시 서울 자양동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제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2004년 창단된 사랑의 달팽이는 청각장애를 가진 유소년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랑의 달팽이 관계자는 “클라리넷은 목관악기 중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낸다”며 “단원들은 재활 훈련 차원에서 클라리넷을 매주 한차례 연주해왔다”고 말했다.

한채정(10)양은 솔로로 ‘공원에서’를 연주한다. 창단 멤버 손정우(17)군은 바이올리스트 유진박과 영화 ‘시네마천국’의 테마를 연주한다. 사랑의 달팽이는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고장난 시계(The Syncopated Clock)’ 영화 ‘007 시리즈’와 ‘수퍼맨’ 테마 등 다양한 곡을 준비했다. 가수 배다해는 게스트로 ‘넬라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부를 예정이다.

사랑의 달팽이는 매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의 인공와우 수술과 보청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70여명의 수술을 후원했다. 연주회 입장료는 없다. 다만 ‘달팽이 저금통’을 통해 후원금을 받을 예정이다.

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와 피플G컴퍼니는 29∼30일 오후 3·7시 서울 노고산동 신촌성결교회에서 세미 뮤지컬 ‘날개 없는 천사들’을 무대에 올린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국내 첫 장애인 배우 강민휘가 주인공 재진으로 출연한다. 뇌성마비 장애인 길별은이 이웃 형으로 출연한다. 장애인 배우 문소연 김래영 채희강씨는 극중 천사들의 합창을 부른다.

가난한 1980년대 초반 다운증후군 자녀 재진을 장남으로 둔 엄마 은진. 남편도 없이 아이들을 키운다. 재진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이웃 은철에게 의지한다. 어느 날 재진은 은철의 동생이 일하는 공장에 갔다가 불길에 휩싸인다. 어머니는 재진을 구하고 목숨을 잃는다. 기획자 김은경 피플G컴퍼니 이사는 “장애인의 연기 자체가 큰 감동을 주고, 주제가 사랑과 희생이라는 복음”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