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지지도 53.7% 3주째 ↓… 고민 깊은 與
입력 2013-11-06 05:38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새누리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권은 지난 10·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한 점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3.7%를 기록했다. 이는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박 대통령 지지도는 10월 들어 60%대 밑으로 내려온 뒤 5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최근 추세로는 9월 초 추석을 앞두고 조성됐던 기대심리로 60%대 중반까지 기록했다가 10% 포인트 넘게 추락한 결과다. 10월 한 달 동안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도 39.1%에서 42.3%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도는 10월 둘째주부터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2.5% 포인트 상승해 46.1%를 기록했다. 이는 민주당 지지도(17.2%)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10월 한 달 동안 여야 지지도가 소폭 상승 혹은 지지부진한 사이 박 대통령 지지도만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 다른 두 곳의 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지도가 공통적으로 약 3% 포인트씩 빠졌다.
대통령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안심해서는 안 될 단계까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몇 달간 박 대통령 지지도는 55∼65% 사이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어 크게 신경쓸 국면은 아니다”면서도 “2주 연속 55% 이하로 내려간 것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져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득표율(51.6%) 밑으로 내려갈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주된 하락 요인으로는 여야의 대치정국과 국정감사 기간 제기된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추가 의혹, 공약 후퇴 논란이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지금 하락세는 9월 3자회담이 결렬된 이후 지속된 추세로 보면 된다”며 “재보선 기간 조성된 여권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박 대통령 지지도로 연결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율 반등 전략으로는 남은 정기국회 회기 동안 여권의 ‘민생 챙기기’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새누리당 다른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여권의 지지도가 하락한다”며 “예산안·법안 처리가 시작되는 11월 중반을 기점으로 대통령 지지도가 ‘기대’ 혹은 ‘실망’ 중 한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민생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 연말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반응과 겹쳐져 더 큰 폭의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