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세계교회 ‘일치’를 향한 진통… 일치 성명서 채택 연기 11월 6일 재논의
입력 2013-11-05 21:52
세계교회협의회(WCC)는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저녁 회무에서 교회 일치에 관한 성명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으나 정교회가 초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연기됐다. 진통을 겪고 있는 성명서는 6일쯤 재논의돼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님의 선물과 일치로의 부르심, 그리고 우리의 헌신’이라는 제목의 성명서 초안은 “서로 다른 전통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 봉사·연대하는 것은 하나님의 은총”이라며 “교회 역시 분열돼 성만찬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예배와 공동의 삶, 성만찬적 친교를 통해 가시적 일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교회 측에서 교회 직제와 성례전 관련 문제를 제기해 채택이 미뤄졌다.
이와 관련해 총회준비대회장인 박종화 목사는 “정교회가 제기한 문제는 현실 문제가 아니라 신학적인 사안”이라며 “예전을 중요시하는 정교회와는 형식적인 면에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6일에는 일치 성명서에 합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초안은 지난해 9월 신앙과직제위원회가 결정한 ‘교회, 공동의 비전을 향하여’ 문서에 기초를 두고 있다. 교회 일치는 1961년 인도 뉴델리 총회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된 WCC의 핵심 사안이다. 교회의 지리적 다양성 속의 일치를 시작으로 공동체성, 교회 갱신, 공동 사명으로서의 일치 등을 강조해 왔다.
저녁 회무에서는 또 부산총회를 결산하는 메시지 1차 초안이 공개됐다. 초안은 한반도 평화와 창조세계 보전, 정의·평화·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정위원회는 보고를 통해 “올해 WCC의 총수입이 3090만 스위스 프랑(359억2800만원)으로 2006년보다 31% 감소됐다”고 밝혔다. 재정위 관계자는 “회원 분담금 감소와 세계 금융위기로 스위스 프랑 환율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오전에 열린 일치 주제 전체회의에서 매리 태너 전 WCC 유럽대표 공동회장은 “크리스천의 일치는 분열된 교파를 하나로 묶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인종과 문화 등을 넘어서 성찬의 교제와 예배, 공동의 섬김, 구원의 복음 증거라는 공동 사명을 이루는 데 있다”고 밝혔다.
메트로폴리탄 니폰 루마니아정교회 수도주교는 “일치를 찾는 여정은 회의주의와 낙담, 적대심을 극복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평화로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네빌 칼람 세계침례교연맹(BWA) 총무도 “다양한 교회가 존재하는데 똑같은 모습만 찾으려다 보니 교회 안에서조차 인총차별이라는 ‘용’이 머리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칼람 총무는 “빈곤과 착취, 질병이라는 전 세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자기중심성을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산=신상목 백상현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