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살막는 ‘생명의 다리’ 사회 전반으로 이어가야

입력 2013-11-05 17:37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자 수는 1만4160명에 달했다. OECD 표준인구 기준 자살률은 29.1명으로 OECD 평균 12.5명의 2.3배에 달했다. 여전히 ‘자살공화국’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청소년 등 젊은층의 자살률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자살 동기도 ‘경제적 어려움’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가정해체, 고독. 성적부진, 실업, 폭력 등 다양해지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자살자 수는 2011년보다 1746명 줄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했다. 자살 감소는 그동안 각계각층의 자살예방 캠페인, 범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의 한강대교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는 매우 적절하다. 서울시는 5일 한강대교를 자살을 막는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 지난해 9월 마포대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사회 명사 44명도 재능기부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 희망의 글귀를 직접 쓰고 그림도 그려넣었다. 또 8개 대학 예술 전공 학생들이 제작한 희망의 조형물과 24시간 상담을 위한 ‘생명의 전화’도 설치됐다. 서울시의 이 프로젝트에는 삼성생명과 한국건강증진재단도 동참했다.

2009년부터 지난 7월까지 5년간 한강다리 자살 시도자는 마포대교가 11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강대교가 64명이었다. 자살 시도자는 극한 심리적 갈등에 빠지고 순식간에 자신을 포기한다. 그럴 때 주변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 한마디가 충동적 행동을 자제시킬 수 있다. 서울시의 ‘생명의 다리’ 조성은 청소년 등 젊은층의 충동적 자살을 막고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서울시가 앞으로 한강다리는 물론 자살 예방을 위한 시설을 더욱 확충해나가길 기대한다. 정부 각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들도 서울시와 같이 민관 공동으로 자살 예방 시설을 확충하고 캠페인을 적극 벌여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