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재료로 만든 ‘가을 보양식’… 겨울까지 기운 펄펄
입력 2013-11-05 17:15 수정 2013-11-05 22:19
콜록콜록….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요란하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감기에 걸린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유난한 더위 끝에 맞은 가을이기 때문인지 ‘기운이 달린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올해는 가을에도 보양식이 필요한가보다.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김경분 부회장은 “밤낮의 기온 차가 큰 가을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원래 보양식이 필요한 계절”이라면서 “가을에 몸을 보해 두어야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의 보양식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 최근 가정식을 소재로 ‘하루 30분 요리가 된다’를 출간한 요리연구가 홍신애씨는 4일 전화 인터뷰에서 삼겹살간장찜과 닭가슴살스테이크를 추천했다. 홍씨는 “우선 재료가 구하기 쉽고 비싸지 않은 데다 조리법이 간단하면서도 영양가 및 맛이 좋아 가족 보양식으로 그만인 메뉴들”이라고 말했다. 삼겹살은 좀 기름지지 않을까? 그는 “청주를 넣고 푹 삶으면 기름기가 쪽 빠지면서 돼지 특유의 냄새가 없어지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열네 살, 여덟 살 형제를 키우고 있는 홍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식탁에 삼겹살간장찜을 올린다고 했다. 집에서 요리할 때는 청주와 물을 많이 넣고 약한 불에서 12시간 이상 졸여 흐물흐물하게 조리하기도 한다고.
단백질 식품의 대표주자인 닭가슴살은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을 만큼 칼로리가 낮은 ‘착한 식자재’이지만 퍽퍽해서 맛있게 먹기는 어렵다. 홍씨는 “닭가슴살은 씹는 느낌이 좋지 않다는 이들이 많은데, 마른 과일을 다져서 넣은 소스를 곁들이면 달콤한 건과일과 함께 씹게 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한테 한번 만들어주면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깔깔 웃었다.
지난 9월 직접 도정한 5분 도미로 지은 밥을 하루 100인분만 판매하는 식당 ‘쌀가게 by 홍신애’를 개업한 그에게 맛있게 밥 짓는 요령도 살짝 물어봤다. “흔히들 수돗물로 쌀을 여러 번 씻은 다음 안칠 때만 정수기 물을 쓰시잖아요. 그런데 쌀은 처음 닿는 물을 가장 많이 빨아들인답니다. 그러니 처음 씻는 물을 깨끗한 물로 해야 됩니다.”
홍씨는 “밥 지을 때 가로세로 10㎝ 크기로 자른 다시마 1장과 청주 1숟가락을 넣으면 발효된 곡주의 향이 살짝 나면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맛있는 맛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씨의 도움말로 삼겹살간장찜과 닭가슴살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알아본다. 재료는 2인분 기준.
#삼겹살간장찜
<재료>통삼겹살 1㎏, 영양부추 ½단, 양파 ¼개, 풋고추 2개, 생강 2톨, 통계피 1개, 통후추 1숟가락, 청주·물 4컵씩, 찜 양념(간장·설탕 ½컵씩)
<만들기>①냄비에 물과 청주를 넣고 센불에 올려 팔팔 끓으면 삼겹살을 넣고 계속 끓인다. ②삼겹살이 익으면 풋고추, 생강, 통계피, 통후추를 넣고 중불에서 20분간 끓이다가 국물이 절반 정도로 졸아들면 찜 양념을 넣는다. ③양념을 넣고 약불에서 20분간 끓인 뒤 국물에서 거품이 나기 시작하면 아주 약한 불에서 조리듯 10분 정도 더 끓인 뒤 저어가며 3∼4분간 더 끓인다. 삼겹살에 간장이 거무스름하게 배면 불을 끈다. ④부추는 손질한 뒤 손가락 두 마디 길이로 썰고, 양파는 가늘게 채 썰어 물에 잠시 담갔다가 건져 접시에 깐다. ⑤삼겹살을 도톰하게 썰어 부추와 양파 위에 올린다.
#닭가슴살스테이크
<재료>닭가슴살 2쪽, 건포도·건크랜베리 1숟가락씩, 다진 호두 2숟가락, 버터·설탕 1숟가락씩, 포도씨유 2숟가락, 다진 마늘 ½숟가락, 화이트와인 1컵, 소금 약간, 닭가슴살 양념(소금 0.3숟가락, 후춧가루 약간, 화이트와인 1숟가락, 올리브유 3숟가락)
<만들기>①닭가슴살은 칼집을 깊이 넣은 뒤 닭가슴살 양념에 버무려 5분쯤 재워둔다. ②건포도, 건크랜베리는 가위로 잘게 자르고, 호두는 칼로 다진다. ③포도씨유를 두른 팬에 30초간 중불에서 마늘을 볶아 노릇해지면 건포도와 건크랜베리, 다진 호두와 설탕, 화이트와인을 넣고 3∼4분 정도 보글보글 끓인 다음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을 하고 불을 끈다. ④팬을 달궈 중불에서 버터와 포도씨유를 두른 뒤 닭가슴살을 앞뒤로 충분히 익힌다. ⑤접시에 구운 닭을 담고 ③을 뿌린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