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피하지 말고 발전의 기회로 삼아라” 이수경 한국P&G 대표 女후배들에 조언
입력 2013-11-05 17:08 수정 2013-11-05 22:17
“끊임없이 자기계발과 성장을 통해 자신에게 안주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한국P&G 이수경(47) 대표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성 후배들에게 이 말을 꼭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지난 1일 제주도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가진 미디어 워크숍 기자간담회가 끝난 자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여성의 섬세함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저도 그랬다”고 말했다. 한국P&G는 1995년 업계 최초로 텔레비전에 생리대 광고를 내보냈다. 이때 여성 생리대 위스퍼 팀에 있었던 그는 ‘시간이 흘러도 늘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이 아니라면 포착하기 어려웠을 점이다.
결혼 후 스물여덟 살에 늦깎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1992년 설립된 한국P&G의 첫 여성 CEO다. 그는 “도전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발전의 기회로 삼은 덕에 성장할 수 있었고, 한국P&G의 남녀 평등한 분위기 덕분에 CEO가 될 수 있었다”면서 이 회사가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한국P&G는 탄력근무제, 주 1회 재택근무제, 최장 1년의 육아 휴직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 리더를 발굴하기 위해 여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여성네트워크 세션을 가집니다. 매년 아시아 여성 심포지엄을 진행해 한국 여성 임직원들이 글로벌 P&G 여성 임직원들과 소통할 기회도 마련하고 있지요.”
일과 가정 양립에 고민이 많을 여성 직장인들에게 이 대표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일을 우선 순위에 둔 다음 걸림돌이 생겼을 때 해결할 방법을 찾으라”고 귀띔했다. 일을 하고 있을 때 육아가 문제로 떠올랐다면 아이를 돌봐 줄 수 있는 대리 양육자를 찾는 데 전념하고, 일을 계속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지는 말란 얘기다.
보다 많은 한국 여성들이 글로벌 리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앞으로 다국적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여성인력양성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소비자를 제대로 관찰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을 혁신해 온 것이 175년 P&G의 성공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P&G의 대표상품으로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SK-Ⅱ’의 안전성에 대해 “원료부터 완성 제품까지 이중 삼중으로 검사해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1837년 설립된 P&G는 현재 180개국에서 총 300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탈취제 페브리즈, 섬유유연제 다우니, 면도기 질레트, 칫솔 오랄 B 등 13개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제주=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