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64)] 종교의 본질과 종교 마케팅

입력 2013-11-05 09:44


종교에는 ‘본질’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제도와 형식’이 있다.

유대교의 경전이라고 하는 율법에도, 본질인 하나님이 직접 주신 율법이 있는가 하면, 종교 지도자들이 추가해 만든 율법과 계율이 있다. 예수님께서는 본질적인 하나님 말씀을 등한시하고 종교 지도자가 만든 계율에 매달리는 것을 경계하시고, 경우에 따라 심하게 질타하신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게 뱀의 자식이라고 칭하시기도 하신다.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살던 당시 아랍 국가 전체는 혼합 종교를 믿고 있었다. 타락한 천사, 좋은 천사 등 다신교의 성격을 가진 조로아스터교가 아랍권의 종교였다. 이때 마호메트가 ‘유일한 신은 알라이며 나는 선지자’라고 말하며, 유일한 하나님이신 알라만 믿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계시를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했다. 마호메트 자신은 문맹이었고 경전을 만들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유일신을 숭배하는 이슬람교는 많은 전쟁을 통해 모든 아랍 국가를 다신교인 조로아스터교로부터 유일신교인 이슬람교로 통일했다. 이 알라신은 유대교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동일하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으며, 성경적으로도 이해가 된다는 성경학자들의 견해가 많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약간의 다른 신학을 도입한 이슬람교는 정치적 목적으로 자살을 성전의 순교 방법으로 만들어 버렸다. 자살 특공대가 되어 순교하면 사후에 일곱 예쁜 처녀가 시중을 든다고 하고, 천국에서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마케팅을 펼쳤고, 전 세계에 이슬람을 테러의 종교로 인식시켰다. 그러나 일부 계파에서는 자살이 순교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천주교도 중세를 거치면서 교황의 권위와 성당의 건축을 위해 이상한 교리를 만들었다. 바로 사제주의와 성물주의다. 사제가 죄를 사해주는 권한이 있으니 지옥에서 천당으로 보내줄 거라며 면죄부를 팔았다. 이 또한 성당 건축과 교황청 재정을 위한 종교의 마케팅이다. 성물주의는 성자의 유골이 불치병에 특효가 있으니 그것에 기도해 치유를 받을 수 있다는 교리다. 그리하여 성배와 성인들의 옷 등을 우상화하는 일이 있었다. 이것들은 곧 마르틴 루터가 일으킨 종교 개혁의 시발점이 되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수행과 선을 통해 부처가 되는 종교이다. 그러나 이 종교가 각 나라의 토속 종교와 합쳐지자 소원을 들어주는 효험 있는 불상을 만드는가 하면 부처의 어떤 부위는 아들을 낳는 데 효험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등 많은 사람이 무속 신앙에 매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사찰에 있는 사천왕상은 불교와 전혀 관계가 없는 조각이다. 점을 치고 관상을 보는 것도 본질을 떠난 것들이다. 그러나 갓바위같은 불상은 사찰의 수입에는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기독교의 경우 교회라고 칭하는 곳이 1970년대에는 예배당이라 불렸다. 교회의 기능을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곳이라고 정한 것이다. 그래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는 곳이 교회인데 요즘 교회들은 ‘섬김과 봉사를 내세운 교회’, ‘선교와 전도를 내세운 교회’, ‘젊은이를 위한 교회’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요란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인 예배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한국 교회는 계속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신학자들의 지적이 많다. 교회는 경건함을 회복하고, 말씀과 교인의 영적 성장을 기본으로 확립해야 하며, 그것을 기초로 전도와 선교와 봉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요즘 민중 신학이라고 하여 사회 참여를 강조하는 신학이 생겨나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 등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함으로써 국민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일도 있다. 교회의 본질을 벗어난 종교적 마케팅은 사람이 중심인 새로운 종교를 탄생시킬지도 모른다.

세계 단일 종교를 위한 종교 다원주의 신학이 ‘예수님 없는 종교’를 만들고, 이 사상을 가진 WCC 세계 대회가 현재 우리 기독교 내에서 큰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본질을 잊지 말고 신학의 실천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

‘우리가 전파하지 아니한 다른 예수를 전파하거나 혹은 너희가 받지 아니한 다른 영을 받게 하거나 혹은 너희가 받지 아니한 다른 복음을 받게 할 때에는 너희가 잘 용납하는구나’라는 성경 말씀을 명심하여, 광명의 천사로 가장한 사이비 신앙을 경계해야 한다. 기독교의 본질을 잘 지켜야 하겠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