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사기행각… 묵은 쌀→ 햅쌀, 일반 쌀→ 친환경
입력 2013-11-04 18:28
묵은 쌀을 햅쌀에 섞거나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속여 대량 유통한 지역 농협 간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4일 해남군 A농협 조합장 양모(67)씨 등 임원 5명과 B농협 미곡종합처리장 소장 김모(43)씨 등 3명을 양곡관리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농협 임원들은 2009년부터 정부 공매 쌀 등 묵은 쌀을 햅쌀에 2대 8의 비율로 섞은 뒤 햅쌀로 표시해 전국 대형마트 등 26개 거래처 160여개 판매소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만3400t(시가 178억원 상당)을 팔아 2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B농협 관련자들은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둔갑시켜 71t(시가 1억8000만원 상당)을 유통, 2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직원들은 “수요 예측을 잘못해 재고로 남은 원료 곡을 정상적으로 팔 경우 40㎏들이 1포대당 1만원 정도 손해를 봐야 해 쌀을 섞어 팔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농협이나 친환경 쌀이라는 말을 소비자들이 쉽게 믿는다는 사실을 악용한 사례”라며 “행정기관에 혐의 사실을 통보하고 농협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