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美 부동산 회복세 둔화
입력 2013-11-04 18:16 수정 2013-11-04 22:4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유지키로 결정한 배경은 주택시장의 부진이었다. 지난 9월만 해도 “주택시장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던 FOMC는 이번 성명서에서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최근 몇 개월간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썼다.
미국 주택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은 수준이다. 미국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친다. 4일 한국신용평가가 OECD 18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18개국 가운데 미국과 독일, 일본 등 8개 선진국은 평균 이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0년의 주택가격지수를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OECD 국가들이 기록한 평균지수는 169.6이었다. 12년간 주택가격이 평균적으로 69.6% 상승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은 같은 기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30.9%에 머물렀다. 한국은 주택가격지수가 180.3을 기록, 평균을 근소하게 웃돌며 상위 10개국에 포함됐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미국 가계 소비와 기업 고정투자의 개선 추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주택경기 회복세는 오히려 둔화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기존주택 판매는 8월 중 539만채(연환산)에서 지난 9월에는 529만채로 줄어들었다.
최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지난달 미국의 잠정 주택 매매 지수가 전달보다 5.6% 하락한 10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세다. 하락폭은 2010년 5월의 28.9% 이후 가장 크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달 평균 4.49%로 지난 5월 평균치인 3.54%보다 크게 올랐다. 모기지 금리가 너무 크게 상승하면 주택경기 회복세를 둔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