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나일론 뛰어넘는 ‘폴리케톤’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3-11-04 18:13 수정 2013-11-04 09:48


효성이 혁신적인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을 개발해 제품화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한국 기업이 원천 소재개발 및 제품화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의 노력으로 미국과 일본이 상용화에 실패한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다”며 “50여년간 쌓아온 효성의 화학부문 연구개발과 생산 노하우로 이룬 쾌거”라고 말했다.



폴리케톤은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으로 이뤄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다. 나일론 대비 충격강도는 2.3배, 내화학성(화학적 변화를 버텨내는 힘)은 30% 이상 우수하며, 내마모성 역시 최고 수준인 폴리아세탈(POM) 대비 14배 이상 뛰어나다. 기체 차단성도 현존하는 소재 중 가장 우수한 에틸렌비닐알코올(EVOH)과 동등한 수준이다. 이처럼 초고강도, 초고탄성률 특성을 가진 폴리케톤은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의 내·외장재와 연료계통 부품 등 고부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에 적용 가능하다. 또 타이어코드, 산업용 로프, 벨트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폴리케톤은 미국과 일본 업체들도 1980년대부터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제품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효성은 2004년부터 5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폴리케톤 개발에 성공했고, 국내외에 관련 특허출원·등록을 완료했다.



효성은 지난해 3월 울산 용연공장에 연산 1000t 규모의 폴리케톤 생산시설을 구축해 시험가동을 해오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착수했다. 2015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5만t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폴리케톤 제품화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2020년까지 기존 소재 대체에 따른 직접적인 부가가치 창출 1조원, 전·후방 사업까지 포함하면 최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효성 측은 전망했다.



국내 복합재료 권위자인 한양대 김병철 교수는 “폴리케톤은 우리나라가 신소재 분야를 개척하는 첫 작품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